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얼마전 티스토리 초대장 30장을 빌미로 많은 분들의 고견을 경청한 결과 제 블로그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초대장 30장(완료)] 블로그명 바꾸려는데 도와주셔요~*)

그러고 나니 대체로 반응은 좋은 거 같은데, 명함이 문제네요. 작년 티스토리 우수블로거로 선정되면서 그토록

바라던 블로거 명함을 잔뜩 받았는데, 더이상 써먹기가 좀 애매해져 버렸다는.

얇은 플라스틱 재질의 명함이 이렇게나 많이 왔는데 이걸 이제 다 어째야 할지 걱정입니다. 음식점 응모함에도

넣고, 지하철 광고판에도 좀 꼽아넣고 그래야 할까요.;

처음에 명함을 받고 워낙 좋았던지라, 그렇게 허투루 쓸 수는 없고 이렇게라도 써야겠습니다. 뭐, 제 손글씨가

양념처럼 조금 얹히는 것도....;;;;


여튼, 해서 제 블로그 이름이 바뀌었다는 공지 겸 명함 아깝다는 투정 겸~ 겸겸.






#1. 

출장을 다녀오니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있었다. 미리 짐을 바리바리 박스에 싸두며 '심적 대비'를 하긴 했지만

막상 낯선 사무실과 낯선 책상에 자리를 잡자니 영 낯설다. 새로 생긴 부서인지라 모두들 약간씩 붕 떠있기는

매한가지, 그 와중에 올해 신입직원까지 배치되었으니 분위기는 더욱 어벙벙하달까. 그렇게 전부다 살짝

신입직원스런 마음으로, 또다시 눈앞에 닥친 몇몇 행사들을 준비하는데 매달리고 있다.


#2.

어느덧 3년차, 여태 부서 막내로 지내다가 갑자기 신입도 들어오고 2년차 후배도 들어오고 부자가 되어버렸다.

젊지 않다, 란 느낌이 퍼뜩 들었던 건 아마도 그때쯤. 연극으로 치면 '막내'의 역할이야 빠릿빠릿하고 눈치껏

일의 부분을 메꾸면 되는 거였지만 이제 새로운 역할을 맡아버린 거다. 중간에서 일을 나눠주고 조율하고

큰 그림을 그려주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일은 많이 하고. 음..돈 벌기가 갈수록 쉽지 않아진다더니.


#3.

젊지 않다, '젊잖다' 라는 말에서 '점잖다'라는 단어가 겹쳤다. 어쩌면 점잖다는 표현은 더이상 젊지 않다,

더이상 좌충우돌하거나 격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비롯한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두 단어는 모양새도

닮았고 의미도 닮아보인다. 젊잖다. 점잖다. 물론 당연히도 젊잖다고 절로 점잖아지는 건 아니다. 고무적인

사실이라면, 이제 조금은 '점잖아'져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 예전이라면 점잔 따위

개나 줘버려 이랬을 텐데.


#4.

출장 다녀오고 사진이 나름 많이 남았고, 창백한 속살을 하얗게 뿜어내던 타지마할의 인상도 생생히 갖고

돌아왔지만, 어쨌거나저쨌거나 출장이었다. 가보지 못한 골목들에 대한 강렬하지만 금기된 유혹이라거나

먹거나 마시면 배탈나기 쉽다는 길거리 음식에 대한 '마조히즘적' 욕망이라거나, 그런 것들을 끙끙 품고만

있다가 돌아와버린 거다. 여행에 대한 욕구만 움씬움씬 자라버린 출장이었다. 하아...


#5.

티스토리 우수블로거에 선정되고 나서 가장 기뻤던 건 블로거 명함이 생겼다는 것. 까맣게 잊고 있다가

엊그제에야 배달을 받고 나서 새삼 해피해피해졌댔다. 1월 동시나눔에 참여해서 좀 여기저기 뿌려보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고, 독자적으로라도 함 해야겠다. 나눔이벤트(라고 쓰고 명함배포라 읽는다) 커밍순.






2009년 우수 블로거를 소개한다는 티스토리의 공지글이 뜨긴 했지만 그냥 신경도 안 쓰고 있었다.

그냥 연말이 가기 전에 밀린 포스팅이나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 마음이 급하기도 했고, 몇 명 뽑지도 않는

우수 블로거에 설마 내가 오르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슬쩍 짬내서 들어가본 공지글 첫머리에 많이 본 사진이 나와있는 거 아닌가. 주위에선 저 사진이

멋지다고 생각하냐고 타박도 하고, 좋지도 않은 몸뚱이 사진 치우라고(눈 썩는다고) 비난도 하지만 꿋꿋이

지켜온 사진이다. (사실은 대문사진을 슬슬 바꿔볼까 하던 즈음이었는데, 이렇게 된거 쭉 가야겠다.)

어차피 딱히 '굉장한' 블로거가 될 야망은 없었고 그냥 다녀온 여행, 싸지른 생각들 정리하는 공간으로,

나 자신을 위한 블로그로 쓰고 있던 거니까 '우수 블로거' 인증을 받았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몇가지 맘에

들었던 것들이 있다.


무엇보다 명함, 블로거 명함을 하나 내돈 들여서 파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명함을 이쁘게 만들어서 준다니

그것이 맘에 들었던 첫번째였고, 이제 DAUM에서 내 필명을 검색하면 프로필 이미지와 블로그 이름, 주소,

최근 작성한 글 목록까지 찾아준다는 게 맘에 들었던 두번째였다.(비록 필명은 참 외우기도 힘들고 읽고 쓰기도

쉽진 않지만ㅋㅋ)

그러고 보니 블로그 제목도 필명만큼이나 그렇다. 여태껏 DAUM에서 노출되었던 블로그 제목은 알아서 짧게

축약해 놓았다. "이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이라고. "이채가 꿈꾸는 경험적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이라는

길고도 난해한 제목을 제법 짧게 응축시킨 거 같긴 한데 그다지 맘에 들진 않는다. (제목도 한번 바꿔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렇게 된 거, 그냥 쭉 가야겠다.ㅡㅡ;)


어쨌든, 우수블로거로 선정된 분들 중에 아는 분이 여럿 보이니 굉장히 반갑다. 모두모두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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