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절을 맞이하여 독립운동의 자취를 따르는 여행 (윤성의)-



* 2016. 8. 15(월) KBS제1라디오 '라디오 전국일주' 방송분입니다.

* 아래글은 제 블로그의 글들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원고입니다. 




안녕하세요. 라디오 전국일주 청취자 여러분. 오늘은 1945815일 일본의 패망과 함께 맞이한 한국의 제71주년 광복절입니다. 해마다 빠짐없이 전국 각지에서 경축식과 기념행사가 치뤄지는 날, 어쩌면 70년도 훨씬 전의 일이라 그저 감사한 빨간 날 휴일 하루로 생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나라를 되찾았다는 걸 광명을 되찾았다고 표현할 만큼, 그렇게 힘들게 우리 나라를 되찾아온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피와 땀 앞에 조금은 더 경건하고 숙연한 마음으로 보내야 할 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같은 날은 그저 여느 휴일과 다름없이 보내기보다는 조금은 더 의미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서울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립운동의 자취를 따라보도록 하겠습니다.

독립운동 사적지들은 대체로 현재의 서울 종로구, 서대문구와 중구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 중 대부분은 비석 하나로만 그 흔적이 겨우 남아있거나, 새로 지어진 번듯한 기념관이나 박물관으로 남아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백년 가까운 과거의 역사를 고스란히 증언하고 있는 오랜 사적들을 찾아 서울 시내를 돌아보려 합니다. 우선 독립정신의 뿌리를 세운 독립문부터 시작해서, 덕수궁 내의 중명전, 서대문형무소와 탑골공원, 잠시 강남으로 내려가 도산공원을 거쳐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였던 경교장에 이르는 길을 따르다보면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간단하게나마 되짚어볼 수 있을 겁니다.

3호선 전철을 타고 독립문역에서 내리면 굉장히 이국적이면서도 오랜 세월의 향기가 느껴지는 건축물 하나를 보게 됩니다. 독립문이 바로 그것인데요, 조선시대 한양을 찾아오는 청나라의 사신을 영접하던 장소인 영은문과 모화관을 허물고 1897년 독립협회가 건립하였습니다. 독립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기금으로 만들어진 15m 높이의 문은 프랑스 파리의 에투알개선문을 본뜬 모습이라고 하는데, 당대의 천재라고 불렸던 서재필이 스케치한 것을 근거로 설계했다고 하니 그 천재성에 놀라울 뿐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서재필과 이승만 등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독립협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토론회인 만민공동회를 개최하는 등 계급을 초월한 대중이 주체가 되는 근대사상을 도입하는데 큰 공헌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찾을 곳은 비극의 현장, 중명전입니다. 19051117일 밤,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대신들을 회유, 협박해 을사늑약을 체결한 곳이죠. 중명전은 잘 아시는 덕수궁 내, 덕수궁 미술관 뒤에 있는 근대식 건물입니다만, 잘 눈여겨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곳인 것 같습니다. 중명전은 우리나라 궁중에 지어진 최초의 서양식 건물 중 하나로서, 1904년 덕수궁이 대화재로 인해 전소된 이후 황제의 거처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광명이 계속 이어져 그치지 않는 전각'이라는 뜻과는 달리, 안타깝게도 이듬해인 1905년 이곳에서 을사늑약이 강제 체결되었고 이후 고종이 헤이그에 특사를 파견하는 등 시련의 근대사를 간직한 현장이라는 점에서 한번 찾아볼 만한 곳입니다.

이렇게 국권을 상실한 대한민국을 위해 제한몸 아까워하지 않고 독립운동에 투신한 분들이 계셨죠. 그분들을 탄압했던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건물 중 하나가 바로 서대문형무소일 겁니다. 독립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일제의 침략이 가속화되면서 이에 항거하는 의병전쟁과 애국계몽운동 등 국권운동이 전국에서 거세게 일어나자, 이러한 저항을 종식시키고자 대규모의 근대식 감옥을 지었던 것이 그 시초라고 합니다. 1910년 강제병합과 1919 3·1독립만세운동 이후 수감자가 급격히 증가하자, 일제는 서대문감옥 기존 건물을 대대적으로 신축하여 수용인원 3,000여 명 규모의 대규모 감옥으로 운용하기에 이릅니다. 3.1운동 당시 시위관련자 1,600여명이 수감된 것을 비롯해 의병장 허위와 유관순 열사, 강우규 의사 등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순국한, 가히 민족수난의 현장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191931일 오후 2, 그날의 역사는 종로 탑골공원에 생생하게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수천 명의 학생과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학생대표가 공원 팔각정에 올라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소리높여 외쳤을 겁니다. 학생들은 태극기를 꺼내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공원 밖으로 나섰고 수많은 군중들이 시위 대열에 합류하면서 만세시위는 대대적인 독립운동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3·1운동의 발화지로 역사에 큰 자취를 남긴 탑골공원 안에서는 천안의 독립기념관에 소장되어 있는 기미독립선언서를 네배 확대한 모사본을 볼 수 있고,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을 대표했던 의암 손병희 선생의 동상도 모셔져 있습니다. 탑골공원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 하나, 본래 탑골공원은 종로 한가운데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도심내 근대식 공원으로 대한제국 황실의 음악 연주장소로 지어졌으나, 백성들이 음악을 듣기 위해 모여들면서 1913년부터 백성들도 이용할 수 있게 허락되었다고 합니다. 또 최근까지도 불탑사원을 의미하는 파고다 공원이라 불렸으나 탑이 있던 곳이라 하여 탑골이라 불리던 옛지명을 따 1991년부터 공식적인 명칭으로 탑골공원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쯤에서 잠시 옛 서울의 중심가를 벗어나 번화한 강남으로 내려와봅니다. 도산대로 옆 도산공원, 바로 도산 안창호기념관이 있는 곳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도산 안창호 선생은 한말의 독립운동가이자 사상가로, 독립협회, 신민회, 흥사단 등을 이끌며 활발하게 독립운동 활동을 하였던 분입니다. 민족 산업 육성과 민족의 지도자 양성에 힘쓰는 등 다방면의 활동을 전개해나갔던 민족의 지도자이자 실천가의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민주주의적 민족국가 수립을 위해 헌신한 그의 정신과 사상을 확인할 수 있는 안창호기념관에서는 안창호 선생의 생애와 독립운동 활동, 그의 글과 서한, 연설물, 심지어 선생이 작사한 노래까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산공원은 1971년 기공되었고, 1973년 선생의 탄신 95주기를 맞아 망우리 공동묘지의 선생 유해와 미국의 이혜련 여사의 유해를 도산공원으로 이장, 합장한 것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하니, 평소 아무생각없이 지나쳤던 도산공원의 이름부터 새삼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둘러볼 곳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백범 김구선생의 숙소이자 환국 후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였던 경교장입니다. 백범 김구선생이 서거할 때까지 3 7개월 동안 이곳에 머물며 임시정부 요인들을 모아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반탁운동과 남북협상을 주도하는 등 감격스러운 해방 후 닥친 혼란 정국을 수습하려 노력했던, 그야말로 격동하는 현대사의 현장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1949 6 26일 김구선생이 2층 집무실에서 안두희의 흉탄에 의해 서거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는 당시 김구선생이 집무를 보던 공간은 물론, 당시 김구선생이 입고 있어서 총탄이 꿰뚫고 지나간 자국과 선혈이 낭자한 옷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다소 충격을 받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대문역 옆 정동사거리에 위치한 경교장은 1930년대 금광으로 돈을 번 갑부가 지은 건물로, 1930년대의 건축술을 잘 보여주고 있는 아름다운 건물이기도 합니다. 8.15 광복 이후 그가 김구 선생의 거처로 제공하였는데, 최근 원형대로 복원하여 2013년부터 전시관으로 개관해 일반인들을 맞이하고 있으니 꼭 한번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이해 여전히 역사의 상처를 깊게 간직하고 있는 오랜 사적지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는 대도시 서울의 풍경 속에서도 용케도 사라지거나 잊혀지지 않고 곳곳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는 이런 역사적인 공간들, 우리에게 역사를 잊지 말라고,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도 없다고 외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지금까지 낯설게만 볼 수 있다면 어디서든 여행이 시작된다고 믿는 윤성의였습니다.


 

서울 무악재역에서 내리면 양쪽으로 인왕산, 그리고 안산이 우뚝 솟아 있는 게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는 서대문 형무소에서 멀리는 남산N타워니 국회의사당이니 63빌딩까지.

 

안산 봉우리에 있는 봉수대, 아무래도 봉수대는 입지상 훤히 트여있고 사방에 가릴 것이 없어야 할 테니 전망이 시원하다.

 

3호선 무악재역에서 내려 안산 등산로를 찾아 걸어올라가던 길, 어찌나 경사가 가파르던지

 

뒤를 돌아보니 산길을 밟기도 전에 벌써 정상에 다다를 듯한 높이에 올라버렸다.

 

라고 생각은 했지만, 본격적인 산길에 접어들고도 이런 길을 좀 더 걸어야 한다.

 

태풍이 온다더니 바람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다. 완전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계단을 오르는 길.

 

마을 주민분들은 동네 마실 나온 차림으로 성큼성큼 잘도 오르시던데,

 

서울 한가운데 있는 산 치고는 생각보다 공간도 넓고 걷는 거리도 좀 있다 싶다.

 

그래도 봉수대까지 올라가서 내려다본 서울 전경은 참 좋았다. 아랫쪽에 서대문 형무소도 보이고, 위로는 남산까지.

 

서대문 형무소에 걸려있는 대형 태극기의 사괘까지 또렷하게 들어오는 정도랄까. 아기자기한 아파트 무더기들은 덤이다.

 

그리고 시야를 조금 왼쪽으로 틀면 인왕산, 그 건너편 산등성이를 끼고 청와대가 있겠지. 위에는 성벽이 이어져있다.

 

그리고 아예 왼쪽으로 확 꺾어버리니 왼쪽 안산의 둔치에서부터 오른쪽 인왕산의 아랫품까지,

 

주욱 늘어서있는 무악재 인근의 생활권이 한눈에 들어온다. 참 오글오글한 풍경이다.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저 멀리 63빌딩이 꼽혀 있는 여의도가 보이고.

 

거기서 조금더 오른편을 바라보면 뿌옇게나마 국회의사당의 푸른 돔 지붕이 보인다.

 

 

한참을 봉화대 근처에서 이리저리 서울 곳곳을 굽어보다가 내려가는 길. 사실 초행길이고 갈피가 안 잡혀서 그랬지

 

그렇게 험하거나 멀지는 않은 오름길이었다. 내려갈 때는 한결 부담없고 가벼운 마음으로. 헬기 착륙 사인을 지나.

 

대부분의 시간에 그늘을 머금고 있을 산의 서쪽면, 나무들의 서쪽면에는 짙푸른 이끼가 그대로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쓰러진 나무 등걸에는 어김없이 버섯이 오돌토돌 돋아나 있었고.

 

내려오는 길에 만난 시멘트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날 벽, 그 위에서부터 쪼르르 조그마한 잎들을 늘어뜨린 덩굴손.

 

산을 거의 다 내려온 즈음, 엉성한 울타리를 만들어둔다며 세워둔 두툼하고 녹슨 쇠파이프 기둥 속에서 피어난 이파리들.

 

그리고, 어느 풀밭에 살포시 내려앉은 노랑색 하트 잎사귀.

 

 

 

언젠가 다음번에는 서울에 어둠이 살풋 드리운 저녁 시간에 맞추어 올라와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삼각대는 필수, 이쪽 방향에서라면 꽤나 멋진 서울의 야경을 찍을 수 있을지도.

 

 

 

 

 

용미봉탕(龍尾鳳湯) : 잘 차려진 음식이 있어 정동삼락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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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콕 : 브라질리안 풍? 아니, 진짜 브라질리안 요리.
평가 : ★★★★★

국내 굴지의 패밀리 레스토랑 샐러드 바 뷔페는 얼마? 싸게는 13,000\ 호사를 부리자면 23,000\ 정도. 헌데 어디 먹을 것이 있더냐, 몇 가지 킬러 메뉴를 빼면 사실 돈 값 참으로 못하는 것이 샐러드 바다. 그럼에도 매장은 평일 손님들로 붐빈다. 왜? 그 몹쓸 뷔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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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이빠네마는 나름 고객이 실속을 차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뷔페 중 하나로 국내 유일의 브라질 정통 츄라스카리아 레스토랑이다. 츄라스카리아는 브라질 정통 숯불 BBQ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데 이빠네마에서는 소등심, 소안창살, 양갈비, 소시지, 칠면조, 닭다리, 돼지갈비를 재료로 이용하고 있다. 물론 추가 지불 없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테이블로 BBQ를 가져와 썰어주는 일명 로디우스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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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어, 샐러드, 초밥, 과일 등의 메뉴를 제공하고 있는데 많은 수는 아니지만 충분한 먹거리라 할 수 있겠다. 다소 부실하다 생각된다면 BBQ 하나만을 생각하자 수입산 꽃등심도 나가서는 200g에 20,000\은 너끈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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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중 수,목,금에 손님이 가장 많다는 이 곳은 특히 다양한 룸과 넓은 홀이 있어 주말에는 매장앞 프란체스꼬 성당에서 열리는 행사의 피로연으로 예약되는 경우가 많아 이 때는 반드시 연락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특히 가장 중요한 쉐프는 모두 브라질인으로 어느 나라의 맛을 추구한다. 표방한다가 아닌 브라질의 맛, 바로 그 자체다.

Lunch (11:30~14:30 ) : 1인 1,7000원 어린이요금(4-9세) 8,500원

Dinner (17:30~22:00) : 1인 2,6000원 어린이요금(4-9세) 1,3000원

(02)779-2756~7
경향신문옆 프란체스꼬 교회 맞은편 정경빌딩 지하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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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콕 :  동 가격대 이탈리안 레스토랑 대비 월등한 맛, 유럽풍 인테리어의 원조, 그 감각을 느끼시라.
평가 : ★★★★★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지오는 체인점이다. 정동을 본점으로 홍대, 인사동, 삼성, 대학로등에 분점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체인점이 맛에 차이가 없었다면 신문로에 있는 미세스 피자를 소개했으리, 본점답게 타 지점보다 낳은 맛을 제공하는 아지오 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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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되는 음식으로는 해물 그라탕, 크림소스, 해물 스파게티(각10,000\), 마가리따 피자(14,000\)등이 있는데 맛을 평가하자면 수준급은 아니지만 분명 여타 식당에 비해 훌륭하다 할 수 있으며 가격 또한 딱히 튀지 않는 가격대로 정동길의 왁자지껄한 레스토랑, 카페를 비껴나가 호젓함을 즐기기에 좋은 ‘도심 속의 아지트’ 이 말이 딱 적합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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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를 살펴보자면 오래된 가정집을 리모델링한 이곳은 계단 난간부터 발코니, 난간, 테라스, 테이블 등 모든 것이 어우러져 분위기만큼은 추구한다는 유럽의 오래된 가정집의 느낌을 가장 훌륭히 재현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아지오와 같은 유럽 어쩌구 지방의 부엌 분위기를 표방한다는 곳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나름 원조격답게 내외관 모두 여타 업소가 따라올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이는 분명 사람의 손보다 시간이 가능케 했을 터, 적당히 낡고, 적당히 삐걱거리고 적당히 빛 바랜 노쇠의 미학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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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20-1211
경향신문사 옆 맥도날드 건너편에서 BIS간판이 보이는 곳으로부터 20m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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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평 : 갈아 끓여 깔끔하고, 듬뿍 넣어 진한 일품 호남식 추어탕
평가 : ★★★★★

정동길 맛집하면 빠지지 않는 곳이 남도식당이다. 평일 점심시간에는 주변 직장인이 몰려 언제나긴 줄을 늘어뜨린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만큼 메뉴인 추어탕의 맛 하나는 누구나 인정하는 그런 곳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뼈째 끓인 추어탕과 달리 갈아 끓인 호남식 추어탕이기 때문에 입안에 씹히는 잔뼈 없이 부드럽고 진한 국물이 만족스런 곳이다. 또 밑반찬으로 나오는 배추김치 3종 세트와 추어탕은 몹시도 훌륭한 궁합을 보여준다.

참고적으로 전화도 없으며 예약도 받지 않는다.
추어탕 8천원. 메뉴는 단 한가지. 일요일, 공휴일 휴무

정동극장 바로 옆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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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콕 : 칼칼하고 진한 국물의 장터 국밥. 쉬이 접하기 어려운 고급형 장터 국밥.
평가 : ★★★★★

서민의 음식 장터국밥이 6,000\이다. 아무리 물가가 하늘을 찌른다는 정동이지만 문제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조리 과정을 들어보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사골과 양지머리를 넣고 24시간 동안 고아내 파, 마늘, 무 등을 넣어 만든다는 만든이의 정성까지 추가해 나름 서민 음식의 격을 조금은 끌어 올렸다고 판단된다. 푸짐한 국수사리(리필可)와 함께 제공되는 칼칼하메 얼큰한 청송옥 장터국밥은 주변 직장인들에게 언제나 인기 절정의 메뉴이다.

(02)754-1547
정동 배재빌딩 건너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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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콕 : 음식, 분위기 모두 만족스럽다. 필히 그대가 경제적으로 여유로와야
평가 : ★★★★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로베르토 베니니’와 본 업소 창업주의 이름에서 가져온 ‘베니니’는 영화관 ‘미로스페이스’를 총괄하는 ‘미로비젼’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깔끔한 오픈키친이 인상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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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런 유럽 레스토랑의 풍경과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를 접목하여 유럽의 정원에서 여유로운 식사를 하는 듯한 분위기를 추구한다는 이곳은 원목으로 통일된 자재들과 나무들이 편안한 느낌을 주며 곳곳에 놓인 화분과 나무 조형물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인테리어를 변모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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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육류, 콩, 보리 등 건강식 재료들을 이용하여 조리하는 이곳은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맛이 매력적인 이탈리아 토스카나식 요리를 선보인다. 특히 지배인인 ‘전현모’씨는 프랑스 농산물 진흥청이 주최한 ‘한국 소물리에 대회’에서 1등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이로 매장 전면에 놓인 와인 저장고는 맛 좋은 와인을 제공한다는 그의 자신감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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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의 경우 런치세트 기준 21,000\에서 45,000\으로 분명 낮은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급형 레스토랑의 경우 단순히 재료비와 맛과 같은 음식의 퀄리티로만 가격의 고저를 판단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즉 이곳으로 인해 얼마만큼의 안식과 여유, 그리고 유희 등을 얻었는가 에 대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가치판단은 모두 개인의 몫이다.

(02)3210-3351,3352
서울시 중구 서울 역사 박물관 옆 가든 플레이스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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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평 : 정동 내 몇 안되는 4,000\ 균일가 식당. 어느 음식을 시켜도 후회치 않는다.
평가 : ★★★★

아마도 정동에서 손님 많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 소공동 뚝배기 집이다. 1962년에 소공동에서 순두부로 시작, 인기가 많아서 서울 여러 곳에 분점을 냈다는 이곳은 사실 그 늘어선 줄 만큼 기대를 가질 맛집은 아니다. 하지만 주변에 4,000\이라는 가격에 이만한 맛을 내주는 곳이 없는 까닭에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 메뉴 1962순두부 4,000\ ,장모님 된장4,000\, 냄비 비빔밥 4,000\

(02)7759292
정동 배재빌딩 건너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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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평 : 시원한 대구탕, 푸짐하게 주니 어찌 어여쁘지 않을 쏘냐!
평가 : ★★★★

최소한 내 인생의 순댓국밥집은 있어도 내 인생의 대구탕집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다. 그만큼 어지간하면 딱히 흠잡을 것 없는 음식이 대구탕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집 역시 비릿함 없이 시원하고 얼큰하게 대구탕 좀 하는 집이긴 하지만 딱히 특출한 맛을 자랑하지는 않는다. 단 일인분에 6,000\이라는 가격에 제법 푸짐한 양이 주어지니 이 매력에 종종 찾게 될만한 집이다. 또 주 메뉴가 아닌 돼지고기 두루치기 또한 비슷한 가격에 나름 출중한 맛과 양을 자랑한다.

(02)735-4046
경찰 박물관 옆 계단에 올라 두 번째로 나오는 우회골목 지나기 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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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콕 : 지리산 토종 돼지를 직송한다는 이 집, 부인할 수 없는 진짜다.
평가 : ★★★★

이 집, 좋게 말하면 경영철학, 조금 세게 이야기하자면 곤조가 있는 집이다. 외부에 알려져 무리하게 100명의 손님을 받아 10명을 만족시킬 바에 정성드릴 수 있는 10명만 받아 그 모두를 만족시키길 원한다고 한다. 특히 지리산에서 직송한다는 토종 돼지가 맛 좋은 이곳은 겸손하던 주인장을 반짝이던 눈빛으로 자랑하게 만들었던 메뉴이다. 알려지기 싫다며 한사코 취재를 거부하던 주인 아들의 취재거부는 고깝지만 마음에 든다. 또 그 곤조 만큼이나 전체적인 메뉴의 맛도 나쁘지 않다. 식사, 회식에 추천하는 바이다.

(02)722-3353
경찰 박물관 옆 계단에 올라 두 번째로 나오는 우회골목 진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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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콕 : 명성에 비해 임팩트가 부족하지만 담백함의 味를 안다면.
평점 : ★★★

정동 국수라고 했다면 이름이 그다지 멋스럽지 않았을 테다. 쉼표의 거리 정동에 딱 어울리는 국시, 그리하여 졍동국시는 조어적으로 아주 탁월한 브랜딩이다.최소한 정동문화벨트에 들른 사람들에게 출입문을 밀고 들어가게 할 정도의 위력은 있다.실내도 아주 깔끔하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사의 예찬 사인물과 각종 방송액자도 나름 단정하게 줄 맞춰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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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음식점은 이름이나 분위기로 승부를 내는 것이 아닐 터. 대표음식 정동국시, 즉 칼국수를 먹어보자. 역시 이 집은 무엇이든 시각적 효과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진한 육수 국물의 손 칼국수가 기품 있어 보이는 사기그릇에 담겨 나온다. 특징은 장시간 끓여내어 깔끔한 사골 국물이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다. 면발이 특별히 쫄깃한 것도 아니고 명동교자처럼 고명이 화려한 것도 아니다. 튼실한 왕건이가 몇 점 들어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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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육천 원의 가격을 대입해보면 딱히 추천의 마음은 더군다나 생기지 않는다. 무제한으로 준다는 배추김치와 백김치도 감동스럽지 않다. 심플한, 그러나 가격이 다소 부담되는 국수, 그것이 졍동 국시의 정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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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32-0114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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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콕 : 누구에게나 모남없는 맛, 하지만 맛도 서비스도 시시각각 변한다는 치명적인 실수
평점 : ★★★

정동길을 따라 강북 삼성병원 뒤 허름한 억덕배기에 위치한 골목에는 소리 소문 없이 자리를 지키는 맛집들이 모여있는 골목이 있다. 하지만 20대 층에 어필할 만한 메뉴에서는 다소 빗겨나간 관계로 쉽사리 정보를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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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미조 식당은 산지에서 공수한 질 좋고 신선한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곳으로 고기의 맛뿐만 아니라 정갈한 백반 또한 일품인 식당이다. 특히 추천 메뉴라 할 수 있는 낙지 제육 쌈밥의 경우 요란 하게 맛을 내기보다 재료가 가지는 풍미를 잘 살려 깔끔한 뒷맛을 자랑한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구수한 된장찌개는 속 재료가 야박하지 않아 만족스러우며 밑반찬 또한 하나하나 대충 만드는 법 없어 입맛 돋구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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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내관은 오래되고 현대인의 미적 관점과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는 미조 식당은 창 밖으로 보이는 경희궁이 인상적이며 몇 시간씩 엉덩이를 붙이고 있어도 눈치 보이지도 주지도 않는 오히려 차 한잔을 더 대접하는 그런 푸근한 식당이다.

다만 여주인장이 일에 치이는 시간이면 음식의 간도 제 각각이고 양도 늘었다 줄었다, 때론 그냥 오지 말고 반드시 예약하라는 말로 호기를 부리기도 하니 적당히 끼니 때를 피해서 가는 것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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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주변 식당에 비해 싸지도 비싸지도 않다. 암퇘지 구이 8,000\부터, 낙지 제육 쌈밥 6,000\

(02)722-0779
강북 삼성병원 응급실 맞은 편 언덕배기 맛집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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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콕 : 정동길을 바라보며 파스타를 즐긴다는 지정학적 매력.
평가 : ★★

아기자기한 화단과 화사한 유리창이 예쁜 작은 프로방스는 파스타를 전문으로 하는 이탈리안 음식점이다. 하지만 정동길 내에 무시무시리 만큼 많은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견주어 봄에 딱히 뛰어난 맛은 아니며 내부 또한 좋은 평가를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는 곳이다. 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따르는 의무인 냥 직원들에게 딱히 친절함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대로변에 위치했고 가격도 가격이니 만큼 점심 저녁에는 늘 손님들로 붐빈다. 그저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가보시길.

주 메뉴, 파스타 8,000\선, 필라프 5,000\선, 마늘빵 3,000\ (기본제공 반찬:단무지 피클)

(02)757-7723~4
정동길 이화여고 맞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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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콕 : 빈티지한 유럽의 느낌, 이탈리안 요리와 함께 저렴하게 즐기자.
평가 : ★★★

위에 소개한 아지오를 들어서기 전에 만날 수 있는 비스는 피자.해산물 리조쪼새우철판 볶음밥 해산물 칠리 파스타 토마토 스파게티를 메인으로 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확실히 아지오에 비하여 내외부의 인테리어가 가지는 아우라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크게 뒤지는 것은 아니다. 운치 있게 낡은 가구와 다양한 소품을 보는 재미가 있는 이곳은 점심메뉴인 돈까스(5,000\), 철판 볶음밥(6,000\)의 맛과 가격대를 감안한다면 정동 주변에서 나름 합리적이다 라는 타이틀을 붙일 만한 곳이라 할 수 있겠다.

요리하나 10000원 이내 오전 10시 오후 12까지 영업

(02)722-0520
경향신문사 옆 맥도날드 건너 편 바로 BIS 간판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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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집어 평 : 정동길 유일한 콩나물 국밥집, 땡긴다면 대안은 없으리라.
평균 : ★

점심시간이면 근처 직장인들로 만원 사례를 이루는 금문은 한식 전문 업소로 이 벽 저 벽에 붙어있는 방송출연 이력은 유명세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음을 알려준다. 주 메뉴인 콩나물 국밥은 깔끔한 맛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대명사격인 전주 콩나물 국밥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집 저 집에서 곁가지로 만드는 콩나물 국밥보다는 괜찮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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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정동 주변 직장인들이 해장을 위해 찾는다면 권할 수 있겠지만 굳이 정동길에서 맛집 찾아왔다는 개념으로의 접근하려 한다면 극구 말리고픈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부 구조 또한 여유로이 끼니를 즐기기에는 무리가 따르는데 혼잡한 홀과 룸이 아무런 구분이 없어 배치되어 있고 테이블 간격 역시 그런 호사를 부리기에는 너무도 비좁다. 다시 말해 주문 후 긴 딜레이 없이 바로 준비되는 콩나물 국밥은 일각을 다투는 직장인들의 적당한 맛과 스피디한 한끼! 딱 그에 적합한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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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해야 할 것은 콩나물 국밥 외 고등어 조림의 경우 누군가 맛본 후 10여분간 챗머리를 흔들며 절규할 만큼 형편없었다고 하니, 아무리 고등어 조림이 간절하다 하더라도 삼가함이 옳다고 판단된다.

(02)756-0415
시네마 정동 건너편 2층.

 



[뽕빨코리아] 정동삼락(貞洞三樂) 뽕빨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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