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마셨던 샴페인, 크룩 그랑 꾸베(Krug Grande Cuvee). 집에 들어온 건 그보다 훨씬 이전.

샴페인을 터뜨릴 만큼 축하할 일이란 그다지 많지 않은 까닭이다.

마실 때도 그다지 요란스럽게 흔들어 뻥, 하니 터뜨리고 싶지는 않았다. 흘러넘치는 술이 아깝기도 했고

함께 했던 대하와 조개구이 친구들이 무엇보다 '샴페인'과의 마리아주(Marriage)를 고대하고 있었다는.

그리고 숙취처럼 남은 것. 한번 빼낸 코르크 마개를 다시 닫기란 좀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샴페인 마개는

더더욱 그렇다. 고집스럽게 펼쳐진 콜크 마개의 아랫도리. (그리고 효용을 다한 채 하얗게 반짝이는 철사조임)

적당히 칠링된 샴페인은 굉장히 깔끔하고 상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혀끝에서 톡톡 터지던 그 자그마하고

부드럽던 반짝임들이 이제는 코르크 마개 위로 옮겨왔다. 미각에서 시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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