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출장을 다녀오니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있었다. 미리 짐을 바리바리 박스에 싸두며 '심적 대비'를 하긴 했지만

막상 낯선 사무실과 낯선 책상에 자리를 잡자니 영 낯설다. 새로 생긴 부서인지라 모두들 약간씩 붕 떠있기는

매한가지, 그 와중에 올해 신입직원까지 배치되었으니 분위기는 더욱 어벙벙하달까. 그렇게 전부다 살짝

신입직원스런 마음으로, 또다시 눈앞에 닥친 몇몇 행사들을 준비하는데 매달리고 있다.


#2.

어느덧 3년차, 여태 부서 막내로 지내다가 갑자기 신입도 들어오고 2년차 후배도 들어오고 부자가 되어버렸다.

젊지 않다, 란 느낌이 퍼뜩 들었던 건 아마도 그때쯤. 연극으로 치면 '막내'의 역할이야 빠릿빠릿하고 눈치껏

일의 부분을 메꾸면 되는 거였지만 이제 새로운 역할을 맡아버린 거다. 중간에서 일을 나눠주고 조율하고

큰 그림을 그려주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일은 많이 하고. 음..돈 벌기가 갈수록 쉽지 않아진다더니.


#3.

젊지 않다, '젊잖다' 라는 말에서 '점잖다'라는 단어가 겹쳤다. 어쩌면 점잖다는 표현은 더이상 젊지 않다,

더이상 좌충우돌하거나 격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비롯한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두 단어는 모양새도

닮았고 의미도 닮아보인다. 젊잖다. 점잖다. 물론 당연히도 젊잖다고 절로 점잖아지는 건 아니다. 고무적인

사실이라면, 이제 조금은 '점잖아'져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 예전이라면 점잔 따위

개나 줘버려 이랬을 텐데.


#4.

출장 다녀오고 사진이 나름 많이 남았고, 창백한 속살을 하얗게 뿜어내던 타지마할의 인상도 생생히 갖고

돌아왔지만, 어쨌거나저쨌거나 출장이었다. 가보지 못한 골목들에 대한 강렬하지만 금기된 유혹이라거나

먹거나 마시면 배탈나기 쉽다는 길거리 음식에 대한 '마조히즘적' 욕망이라거나, 그런 것들을 끙끙 품고만

있다가 돌아와버린 거다. 여행에 대한 욕구만 움씬움씬 자라버린 출장이었다. 하아...


#5.

티스토리 우수블로거에 선정되고 나서 가장 기뻤던 건 블로거 명함이 생겼다는 것. 까맣게 잊고 있다가

엊그제에야 배달을 받고 나서 새삼 해피해피해졌댔다. 1월 동시나눔에 참여해서 좀 여기저기 뿌려보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고, 독자적으로라도 함 해야겠다. 나눔이벤트(라고 쓰고 명함배포라 읽는다) 커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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