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에 뱅기 타고 인도로 가면, 뉴델리와 뭄바이를 거쳐 월말에나 돌아오게 된다. 출장이란 건, 남이

떠나는 걸 보면 부러운 거고, 자신이 떠나는 때엔 힘들고 더러 지치는 거고. 특히나 이런 대규모 인원이 함께

하는 출장을 준비하는 건, VIP가 낀 출장을 준비하는 건.


인도는 처음이다. 첫경험이란 거, 굉장히 중요한 건데 '출장' 따위 무디고 둔탁한 도구로 '인도'라는 통조림을

까려다가 자칫 이미지를 통째 날려먹는 건 아닐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뭐, 대형 버스에 아저씨들과 꽉꽉 채워

앉아 타지마할 코앞을 찍고는 돌아오는 그런 날림 일정이 예정되어 있기도 하니까, 딱히 그런 걱정을 기우라고

치부하기도 그렇다.


사실 출장은 일이다. 여행의 느낌은 '주'가 아니라 '부'가 되어야 하는 거고, 어쩌면 '여행'이란 호사스럽고 가슴

떨리는 단어보다는 '관광'이라는 왠지 피상적이고 거저 먹는 듯한 단어에 어울리는 거다. 근데 내가 그렇다.

그냥 여행처럼 생각하고 떠나게 된다. 카메라부터 챙기고, 여행정보로 뭐가 있는지 쑤시고 다니고. 뭐, 해야 할
 
일 다하고 남는 짬에 혼자 기분 내며 비행기 타고 걷고 구경하면 되는 거니까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출장인지 여행인지 관광인지 모르겠는 그거, 덕분에 생일도 인도 뭄바이 쯤에서 맞게 되겠지만 일단은

'쵸큼' 설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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