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롱대롱 살아난다. 앙코르왓과 앙코르톰 사이에 끼어있는 조그마한 사원, 그냥 모른 채 휙 지나기 쉬울 정도로
조그맣다. 더구나 다른 후대의 사원들과는 달리 탑 하나 덜렁 있는 일탑형 사원이어서, 이후의 화려하고
울룩불룩한 사원들의 실루엣과는 영 달리 한번 볼록, 하곤 끝이다.
앞에는 향과 꽃이 빼곡하게 들이차있었다. 원래 이 곳은 시바에게 바쳐진 힌두교 사원이라던데, 사실 이 땅에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불교도인 거다. 지금처럼 민족 국가 단위로 그 땅위의 소유주를 주장하고
승인했으니 망정이지, 과거의 힌두교 선인들이 보았다면 당장 제단을 뒤엎고 불상을 깨뜨렸을 일이다.
나온다. 저런 색깔은 아마 캄보디아의 사원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지탱해낼 만큼 깔려있는 계단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이다. 어느 순간 에잇, 귀찮은데 훌쩍 뛰어버릴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아, 박쎄이 참끄롱은 '날개로 보호하는 새'를 의미한다고. 그냥, 사원 안에서는 그다지 새라거나 날개라거나
따위의 이미지가 구현된 부분은 못 봤던 것 같다.
차로 달릴 때, 그리고 걸어서 볼 때 눈에 잡히는 풍경이 다르다. 자전거로 달릴 때는 물론 언제든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차 안에서나 걸어가면서 뒤로 흐르는 풍경 따라 고개를 한없이 돌릴 수는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햇살의 강도니 각도니 그런 것들에 따라 느낌이 그때그때 달라지는 거 같다.
'크메르 미소'씨의 얼짱 각도 뽀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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