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앙코르왓'이라고 칭하는 크메르 유적군은 멀게는 씨엠립 시내에서 16킬로미터 떨어진 롤루오스 지역,

37킬로미터 떨어진 반띠아이 쓰레이까지 포괄하는 넓은 지역에 수십여 유적이 산재해 있는 방대한 지역을
 
이른다. (사실 '앙코르왓'은 그 유적군 중 하나, 대표적인 하나의 유적 이름이다.) 캄보디아만 따로 다룬 안내책은

생각보다 많지도 않지만 보통 뚝뚝을 하루 종일 대절하는 것을 전제로 하루짜리, 혹은 삼일짜리 일정을 엇비슷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나름 좀 새로운 루트를 구상해봤다.


첫날(자전거) : 일명 '그랜드 투어'라 불리는 코스. 오전에는 앙코르 톰(Angkor Tom)(바이욘, 바푸온, 피미니아까스,
 
옛궁전터, 문둥이왕테라스, 코끼리테라스), 오후에는 쁘리아 칸(Preah Khan), 니악 뽀안(Neak Pean),

따쏨(Ta Som), 그리고 쁘레룹(Pre Rup)까지.

* 자전거 대여료는 호텔에서 보통 하루 3달러, 예치금을 맡기기도 한다. 그랜드 투어 이외에 스몰 투어 코스가 있는데

이름 그대로 좀더 짧고 여유로운 코스가 될 거 같다.


둘째날(뚝뚝) : 외곽지역의 포스트들을 작정하고 둘러보는 코스. 오전에는 쁘라삿 끄라반(Prasat Cravan), 반띠아이
 
끄데이(Banteay Kdei), 쓰라쓰랑(Sras Srang), 반띠아이 쌈레(Banteay Samre), (한참달려) 반띠아이 쓰레이

(Banteay Srey), (한참달려) 오후에는 롤루오스 유적군(롤레이(Lolei), 쁘레이꼬(Preah Ko), 바꽁(BaKong)까지.

* 뚝뚝의 종일 렌트비는 12-15 달러 정도? 흥정하기에 달린 거 같다. 다만 반띠아이 쓰레이 쪽을 가려면 10달러 정도
 
비용을 더 내야 하니, 차라리 추가비용 내고 도는 김에 외곽지역을 다 도는 게 좋을 듯 하다.



셋째날(자전거 또는 도보 또는 뚝뚝) : 앙코르왓 유적군의 핵심, 앙코르왓과 기타 지역 둘러보는 코스.

오전에는 박쎄이 참크롱(Baksei Chamkrong), 앙코르왓(Angkor Wat), 승리의문(Angkor Tom East Gate),

오후에는 톰마논(Thommanom), 차우싸이 떼보다(Chausay Thevada), 스삔토마(Spean Thma), 따께우(Ta Keo),

따쁘롬(Ta Prohm), 프놈바껭(Phnom Bakheng)까지.

* 체력 상태에 따라, 충분히 도보도 가능할 만큼 오밀조밀 붙어있는 포스트들이다. 다만 도보라 해도 뚝뚝 등을

이용해 앙코르 왓 내부까지는 들어와야 하며, 씨엠립시내에서 앙코르왓까지 최소 5달러는 줘야 하는 듯. 그러느니

자전거나 뚝뚝을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기도, 편하기도 할 거다.



기타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 제게 문의해주시면..최대한 성의껏 대답해 드리겠지만, 막상 이렇게 정리하고보니

기존 루트와 아주 다르진 않다. 다만 앙코르왓을 맨 마지막으로 아껴두었던 건 정말 잘 한 거 같다. 그걸 보고 다른 걸

봤다면 아마도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듯. 갠적으론 반띠아이 쓰레이, 앙코르왓, 따 쁘롬이 정말 좋았다.

어쨌든, 그런 정도로 거칠게나마 일정을 짜두고 출발한 첫날 아침, 물안개 너머 어슴푸레한 앙코르왓의 유혹을

뿌리치고 그대로 앙코르 톰까지 직진. 남문을 지나기 직전이다. 이미 사람들이 바글대는 건가 살짝 긴장했는데

워낙 넓은 곳에 흩어지다 보니 별로 여행객이 많다는 느낌은 내내 안 들었던 것 같다. 남문 고푸라(현관문짝..

이랄까)에서 언뜻 내비치는 큰바위 얼굴이 보이는지.

난간에 장식되어 있는 사람의 형상. 실은 이런 장식 하나하나에도 과거 신화의 한 대목을 구현한 내용이 응축되어

있어서 아는 만큼 보이는 거고 더욱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거라지만, 모른대도 딱히 문제될 건 없다. 앙코르톰을

둘러싼 넓은 해자는 살짝 말라있었다. 유럽 중세의 성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깊은 해자와 도르레로 오르내리는

거대한 성문이 떠오를 텐데, 그 해자가 서기 천년경 크메르 양식으로부터 전래된 거란 사실은 꽤나 놀라웠다.

어디로 갈까, 여기는 어딘가 잠시 자전거를 내려 길을 살펴보고 있는 라이더 윤. 그러고 보면 이날 햇볕이 그리

뜨겁지 않아 왠종일 자전거를 타는 게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오후엔 스콜이 잠시 내려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달리기도 했지만, 그 역시 더위를 식히는 데 일조했을 뿐더러 무척이나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

남문에서 쭉 올라가니 앙코르 톰의 대표 유적지, 바이욘Bayon이 있다. 캄보디아에 대해 갖고 있는 몇 안되는

이미지 중 하나가 바로 이 거대한 돌머리, 이른바 '크메르의 미소'가 아닐까 싶다. 그 크메르의 미소가 사면에

그려져있는 탑이 백여개라던가, 그런 유적지가 바로 바이욘이다.

멀리서 보면 그냥 정교하게 잘 쌓아올려진 완만한 굴곡 띈 돌탑들, 혹은 사원으로 보이지만 조금 눈살에 힘을 주고

눈여겨보자면 몇 개의 얼굴이 떠오르는 게 보인다.

앙코르 톰 주변을 코끼리로 돌아보는 여행자들. 쭉쭉 뻗어나간 나무들, 울창한 정글 사이를 저렇게 코끼리 타고

누비는 것도 꽤나 매력적일 거 같았다.

뭐랄까, 나무들이 전부 훅, 하고 자라난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익숙했던 사이즈와 기장의 나무들이 아니라

훨씬 크고 훨씬 높다란 나무들이어서 영판 다른 종을 보는 듯한 느낌. 이런 나무들이 쭉쭉 자라나는 정글속에서

문득 앙코르왓 유적지, 천년 동안 버텨낸 유적지를 처음 발견했을 자의 경이로움이란, 상상하기도 쉽지 않다.

앙코르 톰, 바이욘 앞에 정비된 자그마한 연못들. 세월의 때가 눅진눅진 묻어있는 돌덩이들인지라, 건조물 자체가

하나의 자연석인 양 느껴진다. 본격적인 앙코르 톰 탐방은 다음 포스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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