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에 파견을 나갔던 대학교 선배가 잠시 휴가를 나왔다. 딱히 기념품이나 이런 건 없었고, 밤이 깊도록

술마시며 구경했던 건 태국제 마일드 세븐의 흉칙한 껍데기, 그리고 탄자니아제 성냥갑.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담배를 사흘에 한 대씩 태운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정도 기간을 두고 피워야 담배 한대를

그윽히 피울 적에 그 뿅, 가는 느낌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나. 나도 한때 그렇게 피우리라 다짐했었더랬다.

담배 끊는 놈하고 상종을 말라느니, 아직도 담배 피는 놈하고는 상종을 말라느니, 말은 많지만 실은 베르베르처럼

스스로의 의지로 통제하며 담배를 의욕하여 충분히 만족하며 피울 수 있다면야 좋지 않을까 싶다. 소위 말하는

'식후땡'이라는 것처럼 인간이 빈곤해 보이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국음식같이 기름진 식사를 하고나면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해도, 그게 아니면 무슨 파블로프의 개도 아니고 '밥먹고 배부르니 이제 담배 한대'

라는 식이어서야 곤란하지 않을까 싶다는 거다. 담배의 노예가 되어버렸달까. 이미 담배 한 대의 맛을 고스란히

느끼기엔 틀려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꾹꾹 중독의 유혹와 겨루면서 자신의 의지로 최상의 담배맛을 견지하기란, 앞선 두 '놈'보다 더욱

독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도 몇번이나 뭉개져 버리고 말았던 약속이니까. (뭐..현재로선

그냥 심플하게 금연, 중이지만.)  

그치만 꼭 담배를 태우는 사람을 무슨 죄인처럼 몰아서야 될 일인가 싶다. 한달 전쯤인가, 담배와 주류에 일종의

죄악세(SIN TAX)를 중과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있었지만, 사실 담배 한 대가 주는 건강상의 해악과 흡연행위로

감쇄시킬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스트레스 요인들이 주는 건강상의 해악은 비등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담배 한대로 얼마간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덜어버릴 수 있다면, 그것도 나름 괜찮은 거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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