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푸른 지중해 바다. 3박을 묵으면서 늘 창밖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틈만 나면 창가에 붙어
바다를 바라봤다.
물론 따로 우리 방문단을 챙기는 시큐리티팀이 가동되었다고는 해도, 저 금속탐지기와 엑스레이검색대, 그리고
검색하겠다는 의지의 수위가 다른 아랍국가에 비하자면 매우 낮은 편이었달까. 최대한 우리 측의 편의를 봐준 탓도
있겠지만, 이거 너무 허술한 거 아닌가 하는 희미한 불안감이 들 정도였다.
밟아본 건 삼일째쯤 되는 날이었다.
피워올려짐을 의미했다. 심지어는 회의장 내부, 호텔 복도..모든 곳에서.
부탁할 때, 그리고 Farid에게 급작스레 변경된 배차계획을 알려주고 차량 이동을 부탁할 때. 금연공간이라지만
아랍인들이 모두들 장소불문 담배를 피워올렸고, 금세 한국인들도 장소불문 담배를 꼬나물었다.
안성맞춤이겠는걸. 하얀 미소가 아름다운 그녀가 하얗고 나풀거리는 드레스를 살짝살짝 발등으로 쳐내리며 계단을
우아하게 내려오는 모습을 상상했다.
더할나위없이 좋은 곳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국제행사를 하기에는 영...
친숙하지 않은 언어인 게다.
찍찍 눌러서 구두위에 짜내고, 두번째 부드러운 솔로 한번 구두약을 문질러 주며, 부드러운 세번째, 거친 네번째 솔
중 취향에 맞는 것으로 광내기작업 마무리. 새벽부터 저녁까지 벗지도 못하고 발발댄 탓에 막 물기짜낸 걸레처럼
찐득거리는 구두에 호사 좀 부려볼랬더니, 구두약부터 안 나온다. 걍 솔질 몇번 하며 킬킬대주고 치웠다.
마치 자체의 의지를 가지고 창밖을 내다보거나, 혹은 자신들끼리 담소를 나누는 것처럼 보였다. 누군가를 그 위에
앉히고야 소명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몸짓일까.
집까지 들고 왔다. 수영은 무슨.
나쁜 점을 꼽아낼 수 없으며 외려 내게 과분할 수도 있는 사람인데, 뭔가 주저하게 된다. 내게 그런 의자들은
왠지 호텔에서 자주 마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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