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일상을 비우고 나면 나도, 내가 놓인 자리도 모두 명료하게 정리되겠지..하는. 잔뜩 분탕질쳐놓은 흙탕물이
차분히 가라앉아 맑아지길 바라는 심정으로. 새벽에 나서는데 주홍빛 해가 곱다.
그렇게 훌쩍 올라선 눈높이만큼 여행, 혹은 출장의 기분이 돋구어졌달까.
이렇게 사진을 찍기는 처음이다. 여행자의 눈에야 비로소 발견된 유려한 생김의 다리.
거쳐서 올라탄 버스는 한참동안이나 출발할 수 없었다. 현지 경찰의 호위(convoy)가 있어야 출발할 수 있다나.
몇 차례의 테러나 외국인 상대의 불상사가 있었던 나라인지라 외국 대표단들이 단체로 움직일 때는 꼭 경찰 호위를
앞뒤로 붙이고야 출발한다고 했다.
담당했던 마이 후렌드 Farid의 멋진 차. 많은 나라를 다녀본 건 아니지만 경찰 호위가 붙은 적은 처음이었다. 아, 4월에
인도와 파키스탄에 갔더라면 역시 경찰 호위가 좀더 삼엄하게 붙었을 텐데, 역시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취소되었다.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 차창 밖으로 펼쳐진 남빛 지중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창밖이 아름다웠지만, 주알제리 한국대사관에 차려진 빈소에서 분향할 시간을
갖겠다는 이야기에 다시 울적해졌다. 노무현, 그가 알제리와 한국간의 경제협력 T/F라는 판을 벌였댔다.
빨래가 뚜렷하게 형체를 드러낼만큼 건물 외벽은 순순히 한발 물러선 느낌.
오랜 건물들, 이런 식의 유서깊은 건물들 그 어느 틈새에 알베르 카뮈가 살며 이방인의 한장면을 구상했겠고,
축구선수 지단이 어렸을 적 공을 차고 놀았을 거다. 아, 카뮈는 알제리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했다. 독립전쟁시에
파리로 도망갔다던가. 그리고 친프랑스적인 행보를 계속 보였다고도.
거리는 한적하며, 뭔가 어정쩡한 그림이다. 그렇지만 출퇴근시간에는 어마어마한 교통체증이 있다고 했다.
체크포인트들은, 테러의 위험이나 위협요소들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실은 시내의 교통 흐름을
의도적으로 통제하고 원활히 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한다.
뭔가..이 동네 꽤나 위험한 것 같다는 느낌이 확 땡겼던 첫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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