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밋을 본격적으로 들어가 본다는 설렘에 6시부터 설레발을 치고는, 7시에 출발. 어제와 같은 경로로 기자를 향하다간
갑자기 미니버스가 서버리는 바람에 당황하기도 하고, 일단 안개가 뿌옇게 서린 피라밋 단지 내로 입.장. 이럴 수가.
어제 밖에서 볼 때는 약간 생각보다 사이즈가 작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왠걸...어마어마하고 엄청난 박력이다. 그렇다고
인위적인 위압감이나 어떤 치장의 기색도 없이, 그냥 거기 서 있다. 하나, 둘, 그리고 좀 걸어가서야 보이는 세번째
피라밋.
쿠푸왕의 대피라밋이나 다른 것들이 모두 피라밋 내부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어 있다는 이야기에 개장 시간에
딱 맞춰 온 거였는데, 비슷하게 도착한 대형 고속관광버스들이 줄지어 늘어서있길래 은근히 긴장했다. 그래도 무난히
티켓을 끊고, 세 기중 가장 큰 쿠푸왕의 대피라밋으로. 카메라를 입구에서 압수당하고는 조그마한 구멍을 통해 피라밋
내부에 틈입, 잠시 길을 따라가보면 바로 오르막이 좁게 나있다.
방금까지 난 길은 좀 누군가 파낸 듯, 억지로 만들어진 길이라면, 여기서부턴 아니다. 애초부터 돌을 그렇게 짜맞춘 게
분명한, 정말 돌들이 별반 오차없이 매끈하게 놓인 게다. 중간에서 더 가파르게 오르막 길이 되더니 피라밋의 중심,
쿠푸왕의 묘실이다. 안방만한 크기에 돌하나를 파서 만들었다는 석관이 덩그라니 놓였는데, 그 방을 사각형형태로
딱 짜맞추었다는 게 정말 생각할수록 신기하다. 피라밋이 걍 종이로 접어 만든 속빈 구조물도 아니고, 바닥부터 그
커다란 돌들을 차근차근 채워나갔단 거 아닌가. 그러면서 오르막길도 내고 이런 커다란 방도 만들고. 게다가 산소 유입을
위한 배기구까지 감안했다니.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또 있다. 돌들이 관광객들의 손에 닳고 닳아서 그리 맨들거리는 게
아니라, 애초부터 만들 때부터 그렇듯 반질거리게 가공된 상태였다는 거다. 그 몇만개 돌들이 모두 다 그렇게 세심하게,
정밀하게 세팅되어 안에 반듯한 방과 정교한 통로를 야무지게 확보한 큰 '산'을 이룬 거다. 정말 말로는 뭐라 더
표현하기도 힘들다. 이러니 외계인이 만든 거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구나, 공감해버렸다.
그 중심에 놓인 쿠푸왕의 석관, 그 까맣고 커다란 관 안에 누워 잠시 쉬어볼 수 있었다. 한번 둘러보고 다시 나가려던
차에, 나가기 직전 아쉬워서 다시 한번 오르내리니까 안내인 아저씨가 선심을 썼다. 들어가 보라고, 괜찮다길래 좀..
개념없는 짓을 해버렸다. 그 안에 들어가서 누웠다. 무릎을 약간 접어야 했지만, 몸이 딱 자리를 잡고 나니 기분이
묘했다. 여기에 몇천년동안 누워있었을 쿠푸왕의 미이라..그는 어떠한 세계를 머릿속에 품고 있었을까. 이런 구조물을
자신의 사후를 위해 준비시킬 만큼의 권력자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검정색 돌의 서늘함인지, 아니면 그의 바짝 마른
몸에서 배어난 냉기인지 손발이 차가워질 정도로 한기가 느껴지길래, 한 5분 정도 있다가 관에서 벌떡 일어났다.
석실에서 내가 일어서길 기다렸던 안내인 아저씨는 맘씨 좋게 웃으며 박시시를 요구했고, 난 흔쾌히 '드렸다'.
피라밋을 등산하는 것도 꽤나 인기있는 익스트림 스포츠 중 하나였다고 했다. 플로베르였던가, 그가 이집트 여행을 할 때
피라밋 위에 올라 낙서를 남겼다는 수기를 본 적이 있다. 나도 그 이래로 꼭 한번 올라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더이상
가능할 법하지가 않다. 낙타타고 있는 경찰이 50미터마다 배치되어 있었다. 물어보니 대답이 두 개다. 누군가 떨어져
죽은 이후로 지키고 섰다는 이야기가 하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대비하기 위해 그렇단 이야기가 둘.
난 죽지 않고 잘 올라갈 수 있을 거 같은데.
내 생각엔 스핑크스는 덤이다. 사진으론 꽤나 큰 것처럼, 피라밋과 비슷한 사이즈인 양 찍히기 일쑤지만, 실제로
스핑크스는 생각보다 훨씬 작다. 단지 피라밋을 위한 수호상, 피라밋을 지키는 부록물 같은 거니까 그게 당연한지도.
피라미드...첨에는 맨들맨들 크리스탈같이 이뻤던 '건축물'이라 그러는데, 이젠 그 맨 모습이 거칠거칠 보이면서..
뭐랄까, 오천년쯤 지남 인공의 것도 어떤 경지에 이르는 거 같다. 자연..이랄 경지.ㅋ 피라밋이 눈에 잔뜩 찼다 싶을
때까지 보면서, 지치도록 걸어돌아다녔지만 암만봐도 이건 진짜다. 와우.
이래서, 피라밋을 보기전엔 이집트를 말하지 말라 했던가.
사카라의 피라밋단지는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팀을 짜서 택시를 안 빌리면 정말 힘들겠어서 그냥 포기했다. 그렇지만
그다지 큰 아쉬움이 남지 않는 게 기자의 이것들로 이미 필 충만해져버렸으니. 차마 안 떨어지는 걸음, 그래도 정오가
다가오면서 심상치 않아지는 더위와 허기, 게다가 물통도 비어버린 지 오래라 일단 호텔로 퇴각했다.
한국 사람들이 사진은 잘 찍는 거 같다. 낙타 위에 올라있다가 경찰 두 명이 내려오길래 같이 사진찍쟀더니, 이렇게
찍어놓았다. 자신의 동료는 완전히 프레임 밖으로 내몰고, 나만 혼자 한쪽 구석에 몰려 서있는. 이번 뿐만이 아니라
머리를 짤라버리기도, 영 다른 곳을 찍어버리기도 부지기수였다. 우야튼, in sha'Allah.
갑자기 미니버스가 서버리는 바람에 당황하기도 하고, 일단 안개가 뿌옇게 서린 피라밋 단지 내로 입.장. 이럴 수가.
어제 밖에서 볼 때는 약간 생각보다 사이즈가 작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왠걸...어마어마하고 엄청난 박력이다. 그렇다고
인위적인 위압감이나 어떤 치장의 기색도 없이, 그냥 거기 서 있다. 하나, 둘, 그리고 좀 걸어가서야 보이는 세번째
피라밋.
쿠푸왕의 대피라밋이나 다른 것들이 모두 피라밋 내부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어 있다는 이야기에 개장 시간에
딱 맞춰 온 거였는데, 비슷하게 도착한 대형 고속관광버스들이 줄지어 늘어서있길래 은근히 긴장했다. 그래도 무난히
티켓을 끊고, 세 기중 가장 큰 쿠푸왕의 대피라밋으로. 카메라를 입구에서 압수당하고는 조그마한 구멍을 통해 피라밋
내부에 틈입, 잠시 길을 따라가보면 바로 오르막이 좁게 나있다.
방금까지 난 길은 좀 누군가 파낸 듯, 억지로 만들어진 길이라면, 여기서부턴 아니다. 애초부터 돌을 그렇게 짜맞춘 게
분명한, 정말 돌들이 별반 오차없이 매끈하게 놓인 게다. 중간에서 더 가파르게 오르막 길이 되더니 피라밋의 중심,
쿠푸왕의 묘실이다. 안방만한 크기에 돌하나를 파서 만들었다는 석관이 덩그라니 놓였는데, 그 방을 사각형형태로
딱 짜맞추었다는 게 정말 생각할수록 신기하다. 피라밋이 걍 종이로 접어 만든 속빈 구조물도 아니고, 바닥부터 그
커다란 돌들을 차근차근 채워나갔단 거 아닌가. 그러면서 오르막길도 내고 이런 커다란 방도 만들고. 게다가 산소 유입을
위한 배기구까지 감안했다니.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또 있다. 돌들이 관광객들의 손에 닳고 닳아서 그리 맨들거리는 게
아니라, 애초부터 만들 때부터 그렇듯 반질거리게 가공된 상태였다는 거다. 그 몇만개 돌들이 모두 다 그렇게 세심하게,
정밀하게 세팅되어 안에 반듯한 방과 정교한 통로를 야무지게 확보한 큰 '산'을 이룬 거다. 정말 말로는 뭐라 더
표현하기도 힘들다. 이러니 외계인이 만든 거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구나, 공감해버렸다.
그 중심에 놓인 쿠푸왕의 석관, 그 까맣고 커다란 관 안에 누워 잠시 쉬어볼 수 있었다. 한번 둘러보고 다시 나가려던
차에, 나가기 직전 아쉬워서 다시 한번 오르내리니까 안내인 아저씨가 선심을 썼다. 들어가 보라고, 괜찮다길래 좀..
개념없는 짓을 해버렸다. 그 안에 들어가서 누웠다. 무릎을 약간 접어야 했지만, 몸이 딱 자리를 잡고 나니 기분이
묘했다. 여기에 몇천년동안 누워있었을 쿠푸왕의 미이라..그는 어떠한 세계를 머릿속에 품고 있었을까. 이런 구조물을
자신의 사후를 위해 준비시킬 만큼의 권력자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검정색 돌의 서늘함인지, 아니면 그의 바짝 마른
몸에서 배어난 냉기인지 손발이 차가워질 정도로 한기가 느껴지길래, 한 5분 정도 있다가 관에서 벌떡 일어났다.
석실에서 내가 일어서길 기다렸던 안내인 아저씨는 맘씨 좋게 웃으며 박시시를 요구했고, 난 흔쾌히 '드렸다'.
피라밋을 등산하는 것도 꽤나 인기있는 익스트림 스포츠 중 하나였다고 했다. 플로베르였던가, 그가 이집트 여행을 할 때
피라밋 위에 올라 낙서를 남겼다는 수기를 본 적이 있다. 나도 그 이래로 꼭 한번 올라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더이상
가능할 법하지가 않다. 낙타타고 있는 경찰이 50미터마다 배치되어 있었다. 물어보니 대답이 두 개다. 누군가 떨어져
죽은 이후로 지키고 섰다는 이야기가 하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대비하기 위해 그렇단 이야기가 둘.
난 죽지 않고 잘 올라갈 수 있을 거 같은데.
내 생각엔 스핑크스는 덤이다. 사진으론 꽤나 큰 것처럼, 피라밋과 비슷한 사이즈인 양 찍히기 일쑤지만, 실제로
스핑크스는 생각보다 훨씬 작다. 단지 피라밋을 위한 수호상, 피라밋을 지키는 부록물 같은 거니까 그게 당연한지도.
피라미드...첨에는 맨들맨들 크리스탈같이 이뻤던 '건축물'이라 그러는데, 이젠 그 맨 모습이 거칠거칠 보이면서..
뭐랄까, 오천년쯤 지남 인공의 것도 어떤 경지에 이르는 거 같다. 자연..이랄 경지.ㅋ 피라밋이 눈에 잔뜩 찼다 싶을
때까지 보면서, 지치도록 걸어돌아다녔지만 암만봐도 이건 진짜다. 와우.
이래서, 피라밋을 보기전엔 이집트를 말하지 말라 했던가.
사카라의 피라밋단지는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팀을 짜서 택시를 안 빌리면 정말 힘들겠어서 그냥 포기했다. 그렇지만
그다지 큰 아쉬움이 남지 않는 게 기자의 이것들로 이미 필 충만해져버렸으니. 차마 안 떨어지는 걸음, 그래도 정오가
다가오면서 심상치 않아지는 더위와 허기, 게다가 물통도 비어버린 지 오래라 일단 호텔로 퇴각했다.
한국 사람들이 사진은 잘 찍는 거 같다. 낙타 위에 올라있다가 경찰 두 명이 내려오길래 같이 사진찍쟀더니, 이렇게
찍어놓았다. 자신의 동료는 완전히 프레임 밖으로 내몰고, 나만 혼자 한쪽 구석에 몰려 서있는. 이번 뿐만이 아니라
머리를 짤라버리기도, 영 다른 곳을 찍어버리기도 부지기수였다. 우야튼, in sha'Allah.
'[여행] 짧고 강렬한 기억 > Egypt-04,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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