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룩소에서 만난 Hassan에게 소개를 받아 직접 공장까지 가서 만들어온 카르투쉬 반지.
그에 따르면 이런 상형문자를 새긴 반지는 과거 파라오들이 왕의 상징으로 들고 있던 왕의 홀(인장)과 같은 의미를
띄고 있다고 했다. 엷은 웃음과 함께, 그는 그랬다. 넌 왕이 될 거야.
공장이라지만, 비어있는 은색 반지에 알파벳에 해당하는 그림들을 하나씩 녹여붙이는 작업을 손수 하는 조그마한
가내수공업 현장같은 느낌이었달까. 여덟 혹은 아홉 글자를 집어넣을 수 있다고 했는데 아무리 이리저리 내 이름을
짜맞추어도 딱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사실 저기엔 y, t, z, s, c, h, e 그리고 앞뒤로는 '호루스의 눈' 그림과
또다른 수호상의 상징이 들어갔다. 그게 2004년 8월에 있었던 일.
그 이후로는 잠을 잘 때 빼고는 한번도 빼지 않았던 반지였다. 아, 저 오돌토돌한 문양 사이로 비누가 끼곤 했어서
씻을 때도 빼기는 했다. 반지를 끼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이집트의 풍경들이 떠올랐으며, 그때 내가 했던
생각들을 계속 쥐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이집트에서 발에 채이던 수다스런 옛사람들의 말풍선들..이 다시 그리워지는 날이다.
이집트에서 해온 카르투쉬 반지를 해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 The Hieroglyphic Alphabet.
'[여행] 짧고 강렬한 기억 > Egypt-04,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집트#5. 이집트 문명과 이슬람 문명의 교차점, 알렉산드리아. (4) | 2009.04.28 |
---|---|
이집트#4. 시와사막에 이름자 새기기. (4) | 2009.04.27 |
이집트#3. 사막에서 보드타고 함 날아보자꾸나. (2) | 2009.04.27 |
이집트#2. 먼지같이 뿌연 풍경 속 나타난 초록빛 오아시스마을, 시와(Siwa) (6) | 2009.04.26 |
이집트#1. 클랙션의 무아지경과 브레이크의 굉음..Chaotic Cairo. (2) | 2009.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