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씨가 이상저온현상을 보이면서 강원도 동쪽산간지역은 냉해 피해까지 입고 있다하고,

제주도로 떠야 하는 출장 비행기는 해무와 기상악화로 인해 수십분씩 딜레이되고 심지어는

캔슬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우울해하면서도. 지난 주말 부평문화거리에서 만났던 꼬맹이들의

물장난은 그저 시원해보이기만 하는 거다.

한걸음씩 멈칫거리며 내뿜는 물길로 다가서더니 어느순간 흠뻑 젖어버리고는 까르르 웃으며

이내 텀벙, 쏘아올려지는 물줄기들의 한복판으로 뛰어들던 꼬마 아가씨가 너무 이뻤다.

한참을 바라보던 나도 나지만, 저렇게나 젖고도 한참을 질리지도 않고 뛰놀던 꼬마 아가씨도

대단하달까. 그러던 와중에 가장 인상적이던 포즈는, 저 물줄기를 막고 잡고 꺽고 희롱하던

그녀가 불쑥 물줄기와 껴안으려 시도하던 순간.

물줄기는 (당연히도) 그녀의 가느다란 두 팔을 휘감아 넘고는 산산이 부서진 채 지상으로

낙하하고 말았지만, 그녀는 그런 허망한 허깅이 꽤나 맘에 들었던 모양인 듯 몇 번이고

거푸 시도하며 가망없는 구애를 하고 있었다.


@ 부평, 문화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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