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


보름달 옆에 떨어질 줄 모르는 저 유난스레 반짝이는 뭉치는 분명 인공위성일 거라 생각했다. 서울 하늘에서

저렇게 밝게 빛나는 별이 보일 리도 없거니와, 다른 별들은 다 어둠 뒤로 숨었는데 쟤만 저렇게 고개를 빼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어려웠으니까.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스모그 자욱한 도시에서 보일만큼 맹렬히 반짝이는 것들은 전부 인공위성, 이라고 믿던 내 얇팍한

과학적 '상식'을 비웃듯, 어젯밤에 그토록 선명하던 저 불빛은 다름아닌 목성이랜다. 항상 달의 오른쪽 허리춤

아래에 떨어뜨린 동전처럼 반짝이는 저 별은.


우야튼, 소원이란 건 지금 내가 아무리 해도 내힘으로는 안 되는 걸 비는 거라 했던가. 올해 추석은 보름달을

보고도 소원을 빌지 않았다. 여차하면 소녀시대한테 말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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