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시내는, 사실 한국을 떠나 어느 나라를 가던 늘 실감하는 거지만, 굉장히 밤이 금방 찾아오는 듯 하다.


가게들은 일찍 불을 끄고 문을 닫는가 하면, 퇴근시간 잠시 혼잡했던 거리는 이내 차들조차 드문 적막강산이 된다.

 

 

그래도 더블린의 밤을 늦은 시간까지 지키고 있는 건 템플 바 등등의 유명한 펍들이 늘어선 템플바 스트리트.


마침 세인트 패트릭데이를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었어서 더욱 들뜬 분위기의 거리.

 

 

 

아마도 세인트 패트릭데이 즈음해서나 거리에 나와있지 않을까 싶은 인형탈쓴 사람도 보이고.

 

곳곳에서 보이는 거리의 음악가들. 음악영화 '원스'에 나왔던 그들과 비슷한 사람이 저들 중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굳이 관광객들이 넘쳐나는 '템플 바'를 가지 않더라도 주변에 즐비한 게 분위기 좋고 독특해보이는 바들. 

 

 

그리고 사람들이 지나거나 말거나 개의치 않고 자신들만의 콘서트에 열정을 불태우는 이들.

 


그 뜨겁던 거리 인근에 위치한 호텔 지하의 바. 

 

그리고 더블린의 택시. 워낙 조그마한 도시라 택시나 기타 대중교통을 탈 기회도 없었지만서도.

 

더블린,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게 세이파리 클로버랑 녹색이라고 했던가, 그러고 보니 도심 곳곳에서 이런 초록색


불빛으로 단장된 건물들을 심심치 않게 마주쳤던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숙소 주변인 그랜드 커널 닥(Grand Canal Dock)의 야경.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여전히 쉽지 않은, O'Donohue's Pub. 더블린 시내에 위치한 바 중에서도 제법 이름이


알려져 있는 바라고 하던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맥주가 무지 맛나고-기네스는 더블린 어디에서나 맛있었지만-


닭튀김도 맛있어서 굉장히 많이 먹었었으니 뭐. 


 

 

 

더블린의 여느 펍에서나 볼 수 있는 카운터. 서버에게 마시고 싶은 맥주를 주문하면 바로 따라내어준다.


기네스의 경우에는 저렇게 조금 남기고 따라놓고는 시커멓게 안정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니 섣불리


참지못하고 잔을 움켜쥐는 일은 벌이지 말 것. 첫날 내가 갈증을 참지못하고 저질렀던 실수기도 하다.ㅋ

 

더블린의 유명하고 오래된 펍들을 소개해놓은 포스터. 그리고 가스등의 운치가 느껴지는 실내 장식등.

  


펍의 실내 공간 이외에도 야외에도 이렇게 사람들이 나와서 시뻘건 불빛아래 시끌벅적한 중이다. 


  

 처음에는 그저 멋지다고 감탄하며 두리번거리던 기네스의 꺼먼 디자인이 담긴 펍의 공간들, 몇군데를 거치고 나니


더블린의 모든 펍은 기네스로 온통 장식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


 

 


 날씨가 조금 쌀쌀했지만 야외에서 맥주와 피시앤칩스를 씹으며 떠드는 더블리너들의 밤은 이제부터인 듯 했다.


한국인들만큼이나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느낌, 왠지 모를 친근감.

 

 펍 안의 화장실, 벌건 불빛이 후끈한 분위기와는 영 딴판의 단정한 화장실이다. 역시 Gents. & Ladies.



여긴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또다른 펍. 모든 펍이 기네스를 전면에 내세워서 술을 팔고 있다는 느낌.



 

 

뉴욕의 문화 거리, 소호에서 찾은 멋진 레스토랑 B&B. 무슨 약자였더라, 버거 앤드 비어였던가, 그 원래 의미는

 

잊어버렸지만 바에 서서 저렇게 열렬히 손님을 환영해주던 그녀는 꽤나 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온통 소호의 골목을 향해 열린 창문 틀 위에는 와인병들이 빼곡하게 빛을 가리고 섰다.

 

그리고 그녀는 바에서 초가 담긴 컵들에 하나씩 불을 붙이며 테이블마다 한 개씩 세팅하도록 했고.

 

 

때로는 손님이 주문한 칵테일을 만드느라 쉐이커를 출렁거리며 구불구불한 금발 웨이브를 출렁거리도 했고.

 

우리가 주문한 수박 샐러드는 언제 만들었나 몰라. 어쨌거나 신선한 조합이었다. 수박과, 치즈와, 살짝 튀긴 고추까지.

 

순식간에 먹어치우고 나니 더욱 배가 고파져서, 선그라스라도 썰어먹을 듯한 기분이 되어버렸다.

 

그러고 보니 오후 내내 걸어다니고 있었던 거다.

 

선그라스를 큼지막하게 토막치기 전에 다행히 눈앞에 나타나주신 고기.

 

두툼한 스테이크 고기는 미국 어디서 먹으나 마찬가지인 듯. 마음껏 레어의 육질을 즐기며 핏물을 흩뿌렸지만 사진은 없다..

 

사진이 좀 흔들렸지만 그녀의 머리칼을 보고 있으면 어차피 뭔가 계속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으니, 그닥 나쁜 사진은 아니..랄까.ㅋ

 

그녀 뿐 아니라 그 역시, 바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이 모두 멋졌던 멋진 레스토랑이자 와인 펍인 소호의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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