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블로그 첫화면은 내가 차마 손댈 엄두조차 못내는 거대한 킬리만자로와 같았다. 컴퓨터의 고수분들이 산정

높이 올라 멋진 첫화면으로 포효할 때 나는 디폴트값의 썩은 고기만을 탐하며 산기슭을 방황했다.


컴퓨터를 쥐뿔 모르는 내가 애초 "첫화면 꾸미기 베타 테스터"에 지원한 것은 오로지 이런 FAQ 때문이었다.
 

<베타 테스터 신청 FAQ>

1. HTML을 어느정도 알아야만 첫화면을 꾸밀수 있지 않나요?
테터데스크는 어느정도 HTML를 알아야만 이쁜 첫화면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베타테스터를 모집하는 첫화면 꾸미기는 HTML을 전혀 모르시더라도 아름다운(?) 첫화면을 손 쉽게 꾸밀 수 있습니다.


 

정말일까.


반신반의하면서도 3월 18일 11시에 뜬다는 베타 테스터 미션이 뭘까, 실은 그보다 "어떻게 나같은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첫화면을 꾸밀 수 있게 해준다는 걸까" 궁금해 하며 쉼없이 '새로고침'을 눌렀다.


 의욕이 충만하여 일빠로 댓글을 남긴 후 휘릭, 내 블로그로 돌아왔다. 그러나.



찬물을 끼얹는 첫 번째 난관.

센터로 가면 "첫화면 꾸미기"란 코너가 새로 개설되어 있어야 하는데 없던 거다.

이렇게 '관리하기>스킨>첫화면꾸미기'로 가면 비로소 뭔가, 첫화면에 손을 댈 수가 있다. 역사적인 순간.

산기슭을 방황하던 컴맹 하이에나가 갈급한 욕구를 품고 산정으로 뛰어올라가는 순간이다.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 우선 '추천세트'에 설정되어 있는 몇가지 배열 옵션 중에서 내키는 것을 고른다.

한 열두세가지 정도 옵션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것 같은데, 하나하나 선택을 하면 바로 '미리보기'를 통해

내 블로그에서 어떻게 반영되는지 알 수가 있어서 편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설정값을 그대로 쓰는 건 심심하다. 첫화면을 손대고 싶었던 건 내 블로그의 색깔을 뚜렷이

하고, 퇴적되어 가는 이전의 글들을 카테고리별로 첫화면에 게시해두려는 것이었단 말이다.

그래서 Fine Tuning.

각기 '헤드라인형, 목록형, 갤러리형, 조합형' 박스 중에서 내키는 대로 추가해서 자신이 원하는 글을 선택해서

올릴 수가 있다. 이런 기능은 묻혀서 찾기 힘든 과거의 포스팅들을 항상 첫화면에 띄워 둘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잘 활용하면 좋을 거 같다.

게다가 노출되는 형태가 제각기라서, 사진을 부각하고 싶은 경우, 글을 부각하고 싶은 경우의 의도에 맞도록

세팅할 수가 있다는 점도 꽤나 매력적이다. 포스팅일자라느니 댓글수라느니, 그런 것도 같이 노출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좋다. 그러고 보면 상당히 손댈 여지와 재량을 많이 주고 있는 거다.



여전히 첫화면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시험해 보는 중이다. 조금은 자리가 잡혀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직은

좀더 머리를 굴려봐야겠다. 정글소년 모글리의 증언에 따르면 발톱사이에까지 털이 났다는 하이에나가 기어이

킬리만자로 산정에까지 오르기란, 역시나 쉽지만은 않은 거다. 벌써부터 조금 아쉬운 점도 생겨버렸지만, 그건

나중에 다시 모아서 한 큐로 포스팅하기로 하고.


게다가 아직 '첫화면 구미기 클로즈 베타 테스트' 역시 베타테스트인 셈이어서 조금은 불안정해 보인다는 점도

지적하고 넘어가야겠다.


* 아마 이 글은 Daum View 분류선택에서 "IT"로 올리는 내 최초의 포스팅인 듯. 저는 티스토리가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놓았을 뿐인데...이런 날이 오다니 감개무량..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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