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오랜만에 친구들과 놀러가기로 한 수영장, 이게 얼마만인가.

옛 기억을 더듬어 촌스런 무늬의 수영복과 수영모를 꺼내다 보니 옆에서 뒹굴대며 함께 나오는 수경과 튜브.

일단 수영장에 들고 가기는 했는데..막상 바람을 불어넣고 나니 그 앙증맞은 사이즈란.

예전 기억에는 마냥 거대하기만 했던 초등학교 교정이 어느새 손바닥만한 사이즈로 변했듯,

허리에서 훌라후프처럼 돌아가던 튜브가 허벅지에서 멈춰버렸다.


장면#2.

수영장에서 수영만 하고 노는 사람이 어디있나. 쌩돈내고 바가지쓰는 기분으로 사든 튜브.

근데 모양이..아까 그 '어린이용' 튜브와 다를 게 없다. 나는 어린 아이들보다 최소한 일만이천육백구십삼개의

(튜브와 함께 하는) 영법을 더 상상할 수 있는 어른이란 말이다.


장면#3.

여자친구와 함께 간 수영장.
 
가뜩이나 수영장이니만치(!) 한뼘의 빈틈도 허용치 않고 바싹 붙어있고 싶은 마음일 뿐이건만,

맘과는 달리 자꾸 멀어지는 둘의 거리. 도넛같이 두터운 튜브가 자꾸 쿵쿵 부딪혀서 서로를 밀어낸다는.

에라, 차라리 튜브 두개를 끈으로 묶어버릴까.



그에 대한 해답?!

아직 시험은 못 해봤지만...능히 이런 세가지 상황을 손쉽게 해소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정답'이 아닐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