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핏줄처럼 그곳에서부터 사방으로 뻗어달리는 자잘한 골목들이 주펀의 볼거리, 먹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지만 여하간, 메인스트리트를 따라 우선 돌아보게 되는 게 인지상정.
올라가는 금광촌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금이 고갈되고 쇠락해 가다가, '비정성시' 같은 영화로 재발견되면서
관광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대여섯개 꽂혀있는 다리로 폭폭폭 안마를 해주는 안마기. 들고서 몇번 토닥거려보니 제법 시원했다.
특히 저 낚시질하는 고양이, 흐뭇한 미소하며 가지런히 모은 두 손과 두 발(네 발이라 해야 하나..)이라니.
밀가루를 얇게 펴 만든 전병 같은 것 위에 소복히 올리고는 그 위에 아이스크림을 두덩이, 그리고 이국적 향내
가득한 고수를 적당히 썰어 올려서는 말아서 주는 거다.
안 팔아, 이런 참을성없는 것 같으니라고. 아니 어디서 이런 간식을 사온 거에요, 꺠엿 대패질하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아서 조금 성글게 갈아도 잇새에 끼고 너무 곱게 갈아도 입술에서 녹아버리거든요. 터헛. 멋진 할아방.
음식점과 찻집, 기념품점, 간식 파는 곳으로 가득한 골목,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설탕뽑기가 20NTS. 1NTS에 대략 35원이니까 35를 곱하면 700원쯤 하는 셈이다.
자세히 안 봤지만 그런 거겠지 싶다. 복을 빌고 장수를 빌고 행운을 비는 그런 거.
흘려지는 에어컨 냉기 덕에 숨통이 트였고, 문득 잊었다는 듯 불어오는 바람이 골목통을 한번씩 훑어주는 덕에
그다지 답답하진 않았다.
사이즈로 잘라 종이컵에 담아주었다. 버섯도 꼬들꼬들 맛있었고 양념장도 짭조름하니 쳐묵쳐묵 했다는.
싶어 부러 사진을 배치해 놓았는데.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럴 땐 차라리 동영상이 나을 수도 있겠단
생각, 내게 체류비와 적당한 월급과 캠코더를 쥐어준다면 평생 여행만 다니며 '걸어서 세계일주' 요런 거
내 나름의 버전으로 꾸며볼 텐데.ㅋ
그냥 요렇게 진열하듯 전시해두는 게 훨씬 이쁘겠다.
다만 따끈따끈한 상태에서 들고 다니며 먹기에 딱 좋은 사이즈라서, 정말 주펀에서 돌아다닐 때는 쉼없이
입을 놀리며 걸었던 거 같다.
이곳의 저녁무렵 홍등 풍경을 워낙 이쁘게 담아놓고 나서 늘어난 한국여행자들을 배려한 게 아닐까 싶다.
그 와중에 이렇게 '깜찍한' 사진을 내걸고 장사하는 가게도 만나고.
신품의 홍등이 얼기설기 매달려 있었지만, 그 홍등들의 행렬이 만들어내는 묘한 흥취와 분위기가 색다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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