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타이페이에선 왠만한 곳들을 전철로 이동하는 게 편하다. 빠르기도 하지만, 워낙 지하철역 안에 냉방이

잘 되어 있어서 시원하게 쉬엄쉬엄 이동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역마다 다르긴 하지만 미술작품이 쭈르르

전시되어 있기도 하고, 쇼핑몰과 연계되어 있기도 하고. 

이렇게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신기한 건 그다지 벤치나 의자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사람들이 맨바닥에 그냥

털썩 앉아서 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는 점.
 
구간에 따라 요금이 할증되는 시스템이다. 기본은 20NT$, 타이완의 화폐단위는 NTS, 뉴타이완달러의 약자인 듯.

기계에 돈을 넣으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전철표가 나온다. 금속도 아니고 종이도 아니고 플라스틱이라니,

왠지 조금 싸구려스러워 보였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재활용하기에도 편할 거 같고 훼손이 쉽지도 않을 거 같고.

괜찮은 거 같다.

개찰구는 저 빨강 부채모양 장벽이 펼쳐져 있다가 지날 때마다 접히는 형태. 들어갈 때는 저 플라스틱 코인을

접촉면에 띡 대면 삑 소리나면서 문이 열리고, 나갈 때는 저금통 구멍같이 생긴 곳에 집어넣으며 나옴 된다.

여기선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 시행중이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처럼 두줄서기 하는 나라를 본 적이

없는데, 한 줄은 서고 한 줄은 걷도록 해 주는 게 맞지 않나.

화려하게 꾸며진 지하철 역내 간판. 여기가 중정기념당 역이어서 좀더 신경써 꾸민 건지도 모르겠다.

중정, 장개석, 장제스, 그를 부르는 많은 이름들이 있다. 사실 대만의 장개석이나 한국의 이승만이나 일종의

'국부'였고 민주주의를 하는 양 독재를 했던 인물들, 닮은 면이 참 많은데 장개석에 대한 대만인들의 인식이

이승만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보다 조금은 좋은 거 같다. 기념물이 많아서 그렇게 느끼는 것 뿐일까.

사실은 별 생각없고 아무 느낌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月台, 월태가 전철을 가리키는 대만식 표현이다. 달 월, 별 태. 뭔가 굉장히 로맨틱한 느낌의 이름이랄까.

그런 달과 별을 조심하라는 전철역 플랫폼의 문구.

전철 안에 붙어 있던 인터콤 안내문, 왠지 2번 설명 위에 있는 녀석이 입에서 초음파를 발사하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재밌길래 그만 한 장. 주위의 사람들이 전부 이상한 사람보듯 쳐다보았지만 모른 척 했다.

그리고 또 한장, 노약자석에 붙어있던 안내판. 한국의 '노약자'는 임산부나 아이가 아니라 대개 나이든 노인을

위한 전용석처럼 되어있다가 요새 조금씩 임산부도 배려하기 시작하는데, 여기도 줄줄이 읊어놓았다. 노인,

행동이 불편한 사람, 어린 아이를 동반한 부녀, 임산부.

그렇게 도착한 중정기념당. 역사에서 올라오면 바로 보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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