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을 걷다가 정말 빵터지고 말았던 티셔츠의 그림. 소주 두잔에 부자라고 큰소리, 넉잔에 잘생겼다고 자뻑,

여섯잔엔 총맞아도 안 죽는다는...왠지 이쯤에서 고무고무~ 를 외칠 듯한 만큼 술이 올랐겠지. 그리고 여덟잔,

드디어 酒仙의 경지인 거다. 투명인간이 된단다. 중학교 때 교실에서 돌았던 야설에는 투명인간이 되고 나면

해보고 싶은 온갖 것들이 담겨있었다.

험험. 우야튼, 이태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이국적인 느낌. 소와 양과 닭고기를 판다는 여느 표지 하나도

심상하지가 않다, 물론 양고기 자체로도 이미 꽤나 이국적이겠지만.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면 어쨌든 꼭 들르게 되고야 마는, 이태원의 모스크. 예전에 갔을 때보다 조금 더

단정하게 꾸며진 것 같다. 그때도 정면의 저 초록색 글씨가 있었던가...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아랍쪽 국가에 다녀온지도 벌써 반년이 넘었다. 취직하고 나선 거의 반년마다 그런 동네로 출장을

갔던지라, 슬슬 좀이 쑤시는 게 어디가 되었던 나갈 때가 되었다고 알리는 듯 하다. 역마살에 가까운 무엇.

우두, 라는 말이 화장실을 의미하는지는 몰랐다. 그리고 여기에 굳이 이런 식으로 한글로 '우두'라고 적은

화장실 표지판이 있을지도 몰랐다.

저 꼬불꼬불한 아랍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리고 대개 오른손잡이인지라 자기가 쓴 글씨를 스스로 뭉개며

씌여진다는 걸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은 듯 하다. 볼수록 신기한 글자. 전체적인 윤곽선은 대충 익숙한데

저걸 대체 어떻게 끊어서 읽어내는지는 여전히 미궁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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