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라삿 끄라반에서 반띠아이 끄데이로 가는 길, 사실 거리는 얼마 안 되는데 그 잠깐 사이에 뭔가 호기심을

잡아끄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물이 들어찬 논바닥 같은 곳 근처에 몰려 있는 사람들.

정말 논일을 하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 가까이 가봤더니,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허리를 가득 굽힌 채 뭔가 일을

부지런히 하고 있는 분들이 보였다.

다른 한쪽에서는 몸빼 바지와 비슷해 보이는 바지를 입고 머릿수건을 두른 채 모심기에 여념이 없는 여성농민

분들이 계셨다. 남자와 여자가 각기 모여서 일하는 상황, 여기만 그런 건지 아니면 캄보디아의 문화가 원래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눈에 띈 또 다른 점 하나, 베트남 다녀온 사람들이 흔히 저렇게 생긴

모자를 쓰고 기념사진을 찍고 오던데, 그게 여기에도 널리 쓰이는 모자였나 보다.

조금 떨어진 곳을 보니 소도 농사에 동원되고 있었다. 두 마리로 뭔가 땅을 갈아엎는 써레질(?)을 하고 있기도,

또 뭔가를 운반하기도. 하얀색 소인데다가 뿔도 그럴듯하게 생긴, 그렇지만 다소 야윈 소들이다.

조금 더 가는 길에 마주친 원두막(?). 우리나라 초가집 지붕을 덮는 이엉을 잘 마른 짚으로 엮어서 얹듯, 

갈색으로 잘 마른 잎새를 엮어서 둘둘 말아놓은 이엉들이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정말, 직사광선만 피할

수 있다면 바람이 솔솔 불고 하니 낮잠자고 쉬고 놀기에 참 좋을 거 같다. 딱 안성맞춤인 원두막.

그러다 보니 도착해 버린 반띠아이 끄데이. 그늘이 드리워진 돌들은 다크서클 내린 눈마냥 더욱 새까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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