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만은 아니었구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하늘.
도리없이 서둘러 일어서야 했다. 자전거로 앙코르 유적지를 돌아보는 건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이런 단점이
있는 셈이다. 체력적으로도 그렇게 쉽지는 않고.
...어둠은 순식간에 찾아왔다. '나는 전설이다'에서 윌 스미스가 지는 해와 경쟁했듯, 그렇게 정신없이 페달을
밟아 최대한 달렸고, 일단 어두워지고 난 이후에는 길가로 바싹 붙어 조심조심 안전운행에 신경썼다. 사실
차들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쌩쌩 달리지도 않는 터라, 달릴 만 했다. 현지 캄보디아인들의 주요 교통수단 역시
뚝뚝이라는 3륜으로 개조된 오토바이나 자전거라고 하는데, 아마도 퇴근하는 듯한 자전거 탄 사람들의 인파
속에 섞여드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배낭여행자들의 성지라 칭해지는 태국의 카오산 거리 같은 분위기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넘실넘실대고 있었다. 하나 공통점이 있다면 '여행자' 특유의 여유넘치고 열린 분위기랄까. 어깨를
툭 치며 말을 걸어도 반갑게 웃으며 말을 섞어줄 것 같은 그런 분위기.
적혀 있기도 했다. 가이드북 중 가장 좋은 건 역시 '론리플레넷'이 아닐까 (근거없이) 믿고 있는 나로서는 저
가게를 한번 꼭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지만 압사라 댄스는 더 괜찮은 곳이 있다고 들었으니 일단 참기로.
해도 밤이 으슥해지는 12시 어간이 되면 거리가 한산해지고 가게들도 대략 정리하는 분위기가 된다. 이래서
한국이나 일본만큼 밤 늦게까지 놀 수 있는 도시가 참 드물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 거 같다. 아니면 이런
유명 여행지역은 아무래도 다음날 아침부터 다시 일정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일찍 마치게
되는 걸 수도 있겠고.
'[여행] 짧고 강렬한 기억 > Cambodia-20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캄보디아#20. 술취한 녀석들이 비틀대며 어깨동무하고 걷듯, 반띠아이 끄데이(Banteay Kdei) (0) | 2009.12.21 |
---|---|
캄보디아#18. 하얀 햇살을 품고 있던 담홍색 벽돌탑, 쁘라삿 크라반(Prasat Kravan) (0) | 2009.12.21 |
캄보디아#16. 자전거로 황혼까지. (6) | 2009.12.21 |
캄보디아#15. 마이 무어따 아이가, 지키려는 안간힘이 안쓰러운 '따솜(Ta Som)' (0) | 2009.12.21 |
캄보디아#14. 앙코르유적지에서 낮잠을 청하려면 니악 뽀안(Neak Pean)으로. (6) | 2009.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