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저렇게 시도때도 없이 뿌려제끼는 스프링쿨러의 도움에 의지해 연명하고 있었다.
No Diving. 머리깨지는 건 그래도 걱정해주는 '친절한' 안내문.
깜깜한 곳에서 강력한 손전등을 손가락끝에 푹 눌러두면 피부가 뻘겋게 투명해지는 거. 피가 비쳐보이는 거라고도
하던데, 그런 강력한 광선 아래서 온몸을 살균소독하는 것 같달까.
바다 바로 옆을 걷는데도 습기가 없어서 더 기분이 좋았다. 이런 맛에 일광욕을 하는구나.
완전 탱탱하니 두껍고 짧막하다. 최대한 수분 증발을 막고 버텨보려는 대응 방식이겠지만, 잎새 모냥새가 좀
보기 흉하다 싶을 정도로 기능에 치중한 녀석들.
금세 뽀송뽀송 말라버렸다. 어찌 잘 찍으면 순간적으로 나타나곤 하던 무지개를 잡을 수 있을까 했지만 끝내 실패.
순간 해상도낮은 그림처럼 dot, dot, dot, 점묘화로 표현되는 세상.
성긴 잎새가 얹혔다. 구름이 파닥대며 지나가고, 잎사귀도 파닥대며 훌쩍 꺽였지만. 이녀석은 꿋꿋하다.
뭐 이번 포스팅에 풀떼기 얘기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초식남은 아닌 거 같은데. 까페 좋아하고 브런치 좋아한다고,
이뿐 거 좋아하고 수다떨기 좋아한다고 덥썩, '넌 초식남' 혹은 '암컷에 잘보이려 진화한 형태'따위로 분석하는
건 기분 나쁘다.
여성을 두고 '된장녀'니 뭐니 딱지 붙이는 게 번번이 그녀들의 어느 한 단면에만 날아가 붙듯, 초식남이니 마초니
하는 딱지도 그들-우리들의 작은 부분밖에 커버하지 못한다. 굳이 말하자면, 초식남과 마초 사이의 '잡식남'정도
어떨지. (이런 식으로 reflection photography에 대한 변명, & 지난 시사IN 기사에 대한 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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