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경영학 지식서나 자기계발서에 대해 전혀 '식욕'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우연찮게도 이 책은 최근 며칠에 걸쳐서
내게 몇 번씩이나 노출되어 있던 상태였다. 회사에서 주관했던 CEO조찬회에서 선물로 나눠줬다는 이야기나, 누구였더라
높은 분이 일장 연설을 하실 때도 이 책의 내용을 일부 인용키도 했었고, 주변에 책을 사서 들고 다니는 친구도 있었고.
그렇게 읽게 된 메이저리그 경영학. 야구를 경영에 빗대어 보겠다는 아이디어가 참신했다.
야구에서 진루 순서를 바꿀 수 없듯, 경영에 있어서도 운영관리, 인력관리, 자기관리, 그리고 변화관리라는 네 개의
베이스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는 메타포는 정말 반짝거렸다.
그걸 조금 정식화시킨 게 바로 이 책의 목차이기도 하며, 목차보다 명료하게 제시된 건 책의 양날개에 있는 요약.
65% 앞서 가는 경영의 기본 운영 관리, 1루 진출.
35%만이 진루에 성공한다는 인력 관리, 2루 진출.
자신을 분석해야 15% 안에 든다는 자기 관리, 3루 진출.
변화를 주도하는 최후의 5%를 위한 변화 관리, 홈 밟기.
이제 남은 문제는, 야구의 통계에서 빌려온 이러한 65%니, 35%니 하는 (있어보이는) '믿음직한 수치'를
경영기법의 문제에서 어떻게 설득력있게 제시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최소한 뻔한 이야기라도 조금은 더 새롭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가.
야구의 온갖 일화들, 비화들은 재미있었다. 야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관심도 크지 않은 나같은 사람도
흥미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인 일화들도 있었고, 풍부한 사례들로 지루하다는 느낌을 피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야구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도 작지 않은 소득이라고 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야구에 빗대 경영을 이야기하려는 애초의 반짝이던 아이디어가 광택을 확 잃었달까.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어느 순간 너무 도식화된 틀에 얽매여서는 야구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경영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게다가 예의 '자기계발서/경영서 혐오증'이 울컥 일었는지, 대체 왜
이런 뻔한 이야기를 뱅뱅 돌리고 돌려서 있어보이게 포장하려고 급급한 건지 짜증이 나기에 이르렀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디테일로 들어가선 온통 구멍숭숭 뚫린 치즈같은 느낌이었다.
조금 더 씨니컬하게 말하자면, 애초 이 책이 삼백여 페이지나 할애해 가며 쓸만한 아이디어를 품고 있었는지도
의심스럽다. 아, 야구 경기의 운영을 경영에 비유해 볼 수 있겠구나, 라는 짧막한 깨우침이랄까, 그걸 말하고
싶었다면 열페이지로도 충분했을 게다. 야구에서의 사례를 풍부하게 인용하고 싶었다곤 해도, 인용의 과잉이다.
그게 아마 이 책이 경영서인지, 야구 상식대백과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이유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쐐기를 박아주는 멘트. "만약 당신이 위의 네가지 경영 전략을 마스터한 5%에 들 수 있다면
이제 티켓을 맘대로 끊을 수 있다. 그것도 VIP귀빈석으로." 이런 유치찬란하고 싸보이는 멘트...이건 전적으로 내
취향에 달린 문제겠지만, 사람들을 경마경기의 말들처럼 앞만 보고 내달리라고 꼬드기는 이런 말...
아무리 자기계발서라고 해도 요샌 이렇게 대놓고 천박하게 굴지는 않으며, 믿는대로 이뤄진다는 식으로 사이비
약장사처럼 굴지도 않는 것 같던데.
내게 몇 번씩이나 노출되어 있던 상태였다. 회사에서 주관했던 CEO조찬회에서 선물로 나눠줬다는 이야기나, 누구였더라
높은 분이 일장 연설을 하실 때도 이 책의 내용을 일부 인용키도 했었고, 주변에 책을 사서 들고 다니는 친구도 있었고.
그렇게 읽게 된 메이저리그 경영학. 야구를 경영에 빗대어 보겠다는 아이디어가 참신했다.
야구에서 진루 순서를 바꿀 수 없듯, 경영에 있어서도 운영관리, 인력관리, 자기관리, 그리고 변화관리라는 네 개의
베이스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는 메타포는 정말 반짝거렸다.
그걸 조금 정식화시킨 게 바로 이 책의 목차이기도 하며, 목차보다 명료하게 제시된 건 책의 양날개에 있는 요약.
65% 앞서 가는 경영의 기본 운영 관리, 1루 진출.
35%만이 진루에 성공한다는 인력 관리, 2루 진출.
자신을 분석해야 15% 안에 든다는 자기 관리, 3루 진출.
변화를 주도하는 최후의 5%를 위한 변화 관리, 홈 밟기.
이제 남은 문제는, 야구의 통계에서 빌려온 이러한 65%니, 35%니 하는 (있어보이는) '믿음직한 수치'를
경영기법의 문제에서 어떻게 설득력있게 제시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최소한 뻔한 이야기라도 조금은 더 새롭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가.
야구의 온갖 일화들, 비화들은 재미있었다. 야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관심도 크지 않은 나같은 사람도
흥미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인 일화들도 있었고, 풍부한 사례들로 지루하다는 느낌을 피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야구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도 작지 않은 소득이라고 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야구에 빗대 경영을 이야기하려는 애초의 반짝이던 아이디어가 광택을 확 잃었달까.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어느 순간 너무 도식화된 틀에 얽매여서는 야구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경영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게다가 예의 '자기계발서/경영서 혐오증'이 울컥 일었는지, 대체 왜
이런 뻔한 이야기를 뱅뱅 돌리고 돌려서 있어보이게 포장하려고 급급한 건지 짜증이 나기에 이르렀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디테일로 들어가선 온통 구멍숭숭 뚫린 치즈같은 느낌이었다.
조금 더 씨니컬하게 말하자면, 애초 이 책이 삼백여 페이지나 할애해 가며 쓸만한 아이디어를 품고 있었는지도
의심스럽다. 아, 야구 경기의 운영을 경영에 비유해 볼 수 있겠구나, 라는 짧막한 깨우침이랄까, 그걸 말하고
싶었다면 열페이지로도 충분했을 게다. 야구에서의 사례를 풍부하게 인용하고 싶었다곤 해도, 인용의 과잉이다.
그게 아마 이 책이 경영서인지, 야구 상식대백과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이유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쐐기를 박아주는 멘트. "만약 당신이 위의 네가지 경영 전략을 마스터한 5%에 들 수 있다면
이제 티켓을 맘대로 끊을 수 있다. 그것도 VIP귀빈석으로." 이런 유치찬란하고 싸보이는 멘트...이건 전적으로 내
취향에 달린 문제겠지만, 사람들을 경마경기의 말들처럼 앞만 보고 내달리라고 꼬드기는 이런 말...
아무리 자기계발서라고 해도 요샌 이렇게 대놓고 천박하게 굴지는 않으며, 믿는대로 이뤄진다는 식으로 사이비
약장사처럼 굴지도 않는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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