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잎이 바람에 실려 후둑후둑 떨어질 때, 그렇게 이는 꽃바람을 보면 왠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

그런 게 봄을 타는 거라면, 난 봄을 심하게 타고 있는 중이었어.


우산조차 벚꽃잎처럼 나빌레라던 비바람이 장악해버린 창밖 풍경을 보면서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달까.

연분홍빛 꽃잎들을 곱게 모두고 있던 꽃받침에 그악스럽게 달려있던 마지막 꽃잎들마저 니녀석이 쓸어가겠구나,

그렇게 후둑후둑 후두둑 여릿하고 아슬아슬한 것들은 모두 날려버리고는,

텁텁하지만 탄탄한 갈빛가죽의 골격만 남기겠구나 싶더라구.


꽃바람을 보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게 봄을 타는 거라며?

2009년 봄은 끝났어. 내년에 다시 올지언정, 2009년 봄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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