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여성보다 회사생활에 쉽게 적응하는 이유 중의 하나를 '군대' 덕분이라 하지만, 굳이 말투까지 군대 말투를

따라야 하나 싶을 때가 있다. '~니다' 혹은 '~니까', 흔히들 다나까로 끝난다고 하는 군대식의 말투를 쓰는 게

조직생리에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꽤나 많은 것 같아서 하는 얘기다. 인턴, 혹은 신입직원들까지도

회사에서는 당연히 그런 말투만이 허용되며 그런 말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어색한 말투를 입에 붙이려

노력하는 거 같지만, 그것도 분위기 봐서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회사에 들어오고 처음 만나는 자리, 맘속이야 어떻든 겉으로 보이기에 좀 겸손해 보이고(라고 쓰고 '쫄아보이고'

라고 읽는다) 적당히 긴장한 듯 보이고(라고 쓰고 역시 '군기잡힌 듯'이라고 읽기로 하자) 그런 이미지를 만들려면

역시 그에 딱 어울릴 만한 딱딱하고 경직된 말투가 제격이긴 하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 영 어색한 느낌을 지울

길 없다 해도 차라리 다행이다. 그만큼 '조직을 무서워하고 있구나', '잘해보려고 긴장하고 있구나'라는 식의

뉘앙스마저 풍길 수 있으니. 몸에 붙지 않는 붕붕 뜨는 정장 차림 역시 그런 걸 보이기 위함 아닌가.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처음 이미지, 첫인상의 덫을 피하기 위함일 뿐이다. 적당히 넥타이조임을 풀고 옷차림도

조금씩 편해지듯이, 그렇게 말투도 편하게 가야 뭐 좀 인간같은 느낌이 들고 친해지기도 쉽지 않을까. 물론

회사마다 약간씩 다를 수야 있겠지만, 글쎄, 내가 알기론 그런 식의 딱부러지고 비인간스러운 말투를 고집하는

곳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분위기에 따라, ~했죠. 했어요. 아닌가요? 아니에요? 라고 생각하는데요...등등 다양한
 
어미를 써도 되니까, 너무 생경하고 딱딱하기 짝이 없는 말투를 의식적으로 고집하진 말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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