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티스토리의 공지란에서 서평단 모집 안내문을 얼핏 보았다.

3개월 동안, 격주로 한 권이상 무료로 배송해 준다니 뭐 나쁘지 않다 싶었다. 어떤 책을 보내줄지는 몰라도, 어쨌든

나는 무협지나 삼류만화, 하물며 딱지없는 영화에도 뭔가 남는 게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니까. 그게 비록 보고싶은

대로 보고 읽고 싶은대로 읽은 거라 해도 어쨌든.


네 개로 나뉜 카테고리 중 "문학 및 만화"와 "인문/역사/사회/자연과학"에만 응모를 했다. 나머지 둘, "유아/어린이

/학부모/가정/어린이 외서"와 "경제 경영/외국어/자기계발/실용" 파트는 좀체 관심이 없는데다 종종 읽는 것조차

고역인 책들이 많아서 패스.


통틀어 사백여개의 트랙백의 응모가 있었고, 각 카테고리별 열 명씩 '당첨', 선정도 아니고 '당첨'이다.

나는 "문학 및 만화" 카테고리에 용케도 당첨이 되었다.

어떤 책들이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억지로 박약한 감상을 침소봉대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겠지만, 그런 식으로

어쨌든 글로 감상을 남기면서 좀더 스스로 정리할 수 있을 테니 잘 됐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써내린 글을 돌아보니, 상당히 유보적이다.

리뷰어로 지명된 후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 얼마전부터 모 사이트에서 솔찮게 영화와 책들의 리뷰어로 선정되어

이것저것 쓰고는 있지만, 가끔 내가 정말 읽고 싶은 책에 할애하고 싶은 귀한 시간에 지명된 책을 의무처럼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게다가 왠지 그런 식의 리뷰어를 모집하는 책들 중 일부는, 그야말로 '날것의 구린

냄새'가 나는 것들도 없지 않아 보인다. 책읽는 것을 좋아하고 공짜를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광고를 도모하는-뭐 얼마나 광고 효과가 있겠냐는 건 나중에 따지기로 하고-모습이 너무도 역력하고, 책의

퀄리티는 다소 아쉬운.(책이라도 좀 그럴 듯 해서 기꺼이 넘어가고 싶은 맘이 절로 일게 해 주던가.)


알라딘에서 무슨 책들을 줄지 모르겠다. 가벼운 책과 무거운 책이 적당히 뒤섞인, 그리고 트렌디한 책과 고전이

적당히 뒤섞인, 내 돈주고 꼭 사볼 생각이었는데 '마침 서평단이라' 공짜로 받아 감사한 책들을 받았음 좋겠다.

내 돈주고는 그닥 안 사볼 책들 '마침 서평단이라' 공짜로 받아봐야 한번 보고 마는 게 사실이니. 두고두고 뒤척여

볼 만한, 때로는 밑줄 그어가며 좋은 구절 발려낼 만한 책들을 줬음 좋겠다.


여까지. 쓰고 보니 미리부터 투덜대고 있다. 뭐 정리하자면 전체적인 흐름은 알라딘-티스토리에서 '당첨'시켜줘서

감사하다는 고마움의 표시, 다만 (리뷰)쓸만한 책들, (두고두고) 볼만한 책들, 그런 것들 받았으면 좋겠다는 다소

질풍노도 사춘기스럽게 생뚱맞고 거친 소울의 발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