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도시가 술렁거렸다. 잠시만 방심하면 어디서고 빽빽, 소리를 내며 시뻘겋게 내달리는 소방차가 튀어나오긴 하는 도시라지만

 

조금은 다른 종류의 술렁거림이었다. 그리고, 그가 나타났다.

 

사실은 유니온 스퀘어에서 이미 한번 조우했던, 익숙한 그의 실루엣과 푸근한 똥배였다. 그때는 미처 마음을 다잡지 못해 셔터를

 

누를 타이밍을 놓쳤던 것 뿐, 유니온 스퀘어에서 피셔맨스워프까지 사십분을 걸으며 아쉬워하던 참이라 이번엔 영락없었다. 찰칵.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의 속도에 맞추어 카메라를 움직이는, 나름 패닝까지 시도해가며 찰칵.

 

무지하게 시원할 거 같다. 그 와중에도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헬멧을 썼지만, 사실 저렇게 입고 타다가 사고가 나면 아후 정말.

 

어디가 어떻게 까지거나 찢어지던 무지하게 아플 거 같다.

 

시선을 온통 살색 충만한 아저씨한테 뺐겼다가 재미난 자전거들을 몇 대 흘려보낸 뒤, 정신을 가다듬고 끊이지 않는 행렬을 훑었다.

 

키보다도 훨씬 높은 자전거, 그것도 스트라이다와 같은 삼각 형태의 자전거가 몇 대 지나가길래 그 중 하나를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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