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찾은 인사동, 길이 꽁꽁 얼어붙은 탓에 걷기도 힘들고 공기조차 차갑게 호흡기를 긁어내리며 들이마셔지는 느낌이라

 

가나아트스페이스니 무슨무슨 갤러리니 등등 눈에 띄는대로 일단 들어가서 체온을 보충, 그리고 설렁설렁 구경하다 다시 밖으로.

 

 

그러다 보니 이런 조각보 전시도 예기치 않게 구경하기도 하고, 생활한복이니 도자기니 사진전이니 등등, 예기치는 않았지만

 

예상했던 것만큼 쏠쏠한 재미가 있는 인사동 나들이가 되었다.

 

 쌈지길이 이렇게 내려다보이도록 높은 곳까지 한층한층 차근하게 구경하며 옆 건물의 갤러리를 돌아보기도 하고.

 

 기와지붕에 하얗게 눈이 내려앉은 고즈넉한 풍경 너머로 질척한 뻘밭에서 이리저리 배회하는 사람들.

 

 새하얀 눈송이를 머리 위에 지고 있는 장독대 4인가족이 흘낏 훔쳐보는 쌈지길의 번다함과 퓨전스러움은 어떤 느낌일까.

 

 그리고 슬쩍 스며들듯 찾아온 조용한 까페. 아무래도 메인로드 양옆의 까페들이나 전통찻집은 늘 바글바글대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조용하고 나름 테이블간 거리도 아늑한 곳이 있었구나 싶다.

 

 

 

왠지 요새 크리스마스는 어영부영 지나버리는 느낌이지만 그즈음의 이런 장식들은 한철이라 더 이쁘게 느껴지는 거 같다.

 

 

 

 

그다지 길지 않은 하루 해가 그렇게 또 가고. 창 너머 비스듬한 옆집 지붕 위에는 에어콘 환풍기가 일렬로 늘어선 채

 

'홍콩'반점의 뿌연 형광등빛을 한겨울 얼어붙은 눈무더기처럼 이고지고 버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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