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눈이 엄청 내렸던 십이월의 어느 날. 춘천으로 내달렸다.

 

 

 가져갔던 NEX-5R의 일러스트레이션 필터를 사용해서 찍어본 사진.

 

 생선들이 주렁주렁 내달린 춘천 엠비씨 안의 이쁜 까페 알 뮤트, R. Mutt 앞에 차를 대고 주변 산책.

 

 코카콜라의 빨간 자판기 앞에 새하얀 백곰들과 물개들이 주르르 엉덩이에 코를 박고 늘어섰다.

 

 까페 옆의 살수송수구, 는 총 여덟개나 되는데 그 위에 색색깔의 번호표를 붙여두었다. 오호라. 이쁘네.

 

왠지 천경자 류의 화려한 원색과 남국의 풍취가 묻어나는 조각이 까페 입구에 서 있었지만 일단은 스킵.

 

 우선은 이렇게 새파란 하늘을 품고 있는 공지천 너머 닭갈비집까지 쉬엄쉬엄 걸으며 좀 바깥공기를 마시기로.

 

 거의 형광색을 띈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새파란 하늘이 수면에 고스란히 내려앉았다. 아..실력이 나부랭이라.

 

 눈이 슬쩍 녹은 가로수길, 사람들이 많지 않아 호젓하게 그리고 질퍽하게 한걸음 한걸음.

 

다리 옆에 오리배가 뜨는 선착장 가까이엔 온통 얼음이 꽁꽁 얼어붙었다.

 

 방금 지나온 가로수길을 한발짝 떨어져 바라보니 온통 하얗게 눈이 덮였고.

 

 

 담배를 꼬나문 아빠, 손길이 새털같은 엄마, 그리고 쪼꼬만 아기까지 눈사람가족을 지나쳐.

 

 꽝꽝 얼어붙은 강과 눈이 번쩍이는 얼음으로 변한 강둑길은 경계가 모호할 지경.

 

그리고 춘천엠비씨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일쩜오 닭갈비던가, 맛있다는 집에 드디어 도착~

 

춘천식 닭갈비답게 양배추와 야채가 많고 푸짐하더니, 밥을 이렇게 돌돌 말아서 볶아주신다. 신기하기도 하고 맛도 있고.

 

다시 알뮤트로 돌아오는 길, 조각공원에 있는 모자상 앞으로 찍힌 발자욱은 마치 저 둘이 찍어둔 거 같기도 하고.

 

 

어느새 깜깜해진 저녁무렵, 아까까지는 채 눈에 띄지 않던 다리 위로 색색의 불빛이 빙판위를 비춘다.

 

 

 

오리배 한 척 뜨지 못하는 공지천의 두꺼운 얼음로 미끄러지는 선착장의 네온사인 불빛들.

 

그리고 알뮤트에 도착했더니 그새 확 바뀐 풍경이라니. 까맣게 어둠이 내려앉는 동안 여긴 오색 불빛이 둥실 떠올랐다.

 

 

풍차도 있고 곰도 있고 눈사람도 있고.

 

 

춘천엠비씨에서 크리스마스 창작트리 공모전을 했다던가, 가장 참신했던 건 크리스마스 탑.ㅎㅎ

 

 

아까 줄줄이 엉덩이에 머리를 파묻고 있던 녀석들이 이젠 제자리를 잡았나보다. 아까가 더 귀여웠던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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