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칠년만인가, 참 오랜만에 다시 찾은 추암 해수욕장. 그리고 추암 촛대바위.

 

추암의 해돋이를 보겠다고 부지런히 달렸지만, 아쉽게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어슴푸레한 빛의 띠만 보고 말았다.

 

그래도 여전했던 건, 마치 거대한 대포를 쉼없이 쏘아올리듯 온몸을 진동시키는 삼엄하고 우람한 파도소리.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울타리도 꾸며놓고 망원경도 가져다 놓고 그랬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사람 한명 찾기 힘든 추암의 해안 산책로. 해는 구름 뒤에서 스물스물 떠오르고 있겠지만 바닷바람은 살을 에인다.

 

 

 

 

아스라히 보이는 배 한 척. 그리고 수만년 파도에 으깨지면서도 여전히 뾰족 솟은 돌부리 하나.

 

 

이 곳의 풍경을 한층 더 삼엄하게 만드는 건 여느 해안선에서처럼 바다를 온통 가로막고 선 철책들.

 

 

추암 촛대바위 들어가는 길목, 아슬아슬하게 곡예를 부리며 서 있는 돌멩이들. 위태로운 소원들.

 

추암 촛대바위 들어가는 길의 낡은 집 한 채는, 아마도 칠팔년전에도 눈에 담아놨던 풍경이다.

 

 

 

 

파도에 떠밀려온 온갖 쓰레기들, 외적을 막아낼 철망엔 쓰레기만 걸렸다.

 

 

철망에서 흘러내린 녹물이 온통 시뻘겋게 바닥을 적시고 있는 곳. 이제 60년이 되어가는 살풍경이다.

 

 

 

 

추암 촛대바위, 해수욕장 옆에 조각공원. 얼마나 관리를 안 하고 있는지 잡초가 보풀보풀.

 

 

좀 뜬금없다 싶은 조각공원 너머로 파랑주황 슬레이트 지붕이 이어지고 그 너머 수평선이다.

 

 

 

추암의 일출을 보러 가는 화살표 따라 노니는 청둥오리들의 물결.

 

 

 

추암역이 원래 이렇게 생겼었던가.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기차역은 좀 뜬금없어 보이기도 한다.

 

 

역사 건물도 없이 그저 철로 옆에 플랫폼 하나가 전부인 추암역. 내려다보니 주차장에 글자가 떠오른다. 공허한 문구.

 

 

 

마지막으로 한번 더 해안가를 거닐고 촛대바위에 눈길을 준 후, 해가 완전히 떴지만 결국 해돋이를 보는 건

 

실패했음을 확인하고 묵호로 달려가기로 했다. 울릉도로 떠나는 배를 타기 전 해돋이를 보려 왔던 참이었으니.

 

 

추암 해수욕장에 접근하려면 이렇게 차 한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굴다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옆에 사람이라도 걸어지난다 하면 꼼짝없이 조심운전해야 하는, 그런 좁고 어둡고 짧은 굴다리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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