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 있는 학의천,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랏돈으로 건물 올리고 콘크리트 붓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던 시절

 

안양시청에서 하천을 정비하고 생태를 복원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그래도 다른 지자체나 일반인들이 자연 하천과 주변 지역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알기 전 미리미리 자연을 지켜낸 결과

 

학의천은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이자 아름다운 산책길을 가진 곳으로 인정을 받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한강으로 이어지는 하천들, 그 좌우로는 녹색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고 하천을 따라 이어진 길들엔 세월이 흐른다.

 

 

그렇게 관내 주민들의 반발과 냉소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정비를 마친 학의천, 그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노랑 꽃을 바닥에서 올려다보니 마치 몇 마리 노랑나비가 사방으로 날아가는 듯한 자태.

 

내친 김에 클로버꽃의 시각도 빌려봤다. 꽃들이 올려다보는 하늘은 이렇겠구나.

 

 

 

이름은 몰라도 꽃의 형상과 색과 질감이 남는다. 사람이나 꽃이나, 중요한 건 이름보다 그런 것들일지도.

 

 

 

학의천에 배를 깔고 물결을 일으키며 유영중인 오리들.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돌다리, 저쪽 끝에서부터 건너오는 아저씨 하나가 기우뚱. 덩달아 카메라도 기우뚱.

 

다리 위에서 학의천을 내려다보며 슬슬 자전거를 몰고 가시는 아저씨도 한분. 그 아저씨를 내려다보는 아파트도 하나.

 

 

나무벤치에 박힌 못처럼 연둣빛 새순이 박혔다.

 

 

 

곳곳에서 야생화들, 들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이미 대낮의 햇살은 여린 꽃잎이 버티기엔 살벌해져 버린 듯 하다.

 

황톳빛 흙길바닥으로 둥그렇고 탐스런 그림자를 드리운 버드나무 두어 그루.

 

 

어느 다리 아래엔 아이들의 장난질이 심술궂다. 즐, 이라니.

 

 

 

 

하천에는 버들치니 참게도 살 정도로 물이 아주 맑다고 하더니, 산란기에 접어들었다는 잉어들이 서로의 몸을

 

비비적대며 열중하고 있었다. 찰박이며 일어나는 잔물결들, 그리고 물결 위로 얹혀지는 햇살부스러기들.

 

 

 

다리 아래로만 들어서면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훑고 지났다. 어느새 나무 그늘을 찾고 시원한 바람을 찾는 날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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