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 연인들이 걸어가면 백방 깨진다지만 사실 안 깨지는 연인이란 거, 한 사람에 한번쯤이려나.

내가 좋아하는 길, '검문'이란 단어가 사람들을 주눅들게 만들어 놓아서 아주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의경들이나 주머니에 손 꾹 찔러넣고 걷고 있는 길을 계속 걷다 보면 구세군회관도 나오고. 종로통도 나오고.

장소를 옮겨 효자동, 거리를 지나다 허벅지 높이에서부터 말간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 속으로 들어갔다.

뜬금없어 보이던, 그렇지만 사실 머잖은 산타클로스의 재림, 등잔이 만들어낸 그림자 속 오각별들이 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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