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음식이나 맛집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여느 '맛집'이라는 데를 들르면 벽면에 빼곡히 적혀있는 유명인들, 연예인들의 사인과
"돈 많이 버세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따위의 관용적인 덕담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게다.
한두개 걸어놓은 집에선 그래도 누가 왔다갔나 유심히 이름도 살펴보게 되지만
아무래도 여러개가 걸려있으면 그냥, 일종의 벽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고만고만한 내용에 특색없이 질질 갈긴 사인들, 그냥 벽면에 도배된 A4지들 같은 거다.
그 중에서 최근 어느 '맛집'에 갔을 때 발견한 참신한 사인.
글자체도 그렇고, A4지의 네모난 구획에 구애받지 않는 분방한 스타일도 그렇고, 감탄했다.
사인은 어디에도 없지만, 저 정도면 본인이 왠지 직접 썼을 거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거다.
조영남, '화개장터' 하나로 평생을 우려먹는 가수에 그다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 사인 하나만큼은 그저 감탄. 저런 게 좋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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