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우연찮게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을 발견하는 것.
딸꾹질을 세번 하고 발을 두번 구른다거나, 왼발을 잡아올리고 오른발 깽깽이로 세바퀴를
뱅글거리며 돈다거나, 혹은 오전 11시 11분에 빼빼로를 물고 거울을 본다거나.
뭐 비슷한 상상은 세상에 쌔고 쌘 게 사실. 학교마다 서려있는 괴담에서 열두시 정각에
어떤 거울을 두명이서 바라본다거나, 칼을 물고 밤 열두시에 접시물을 바라보면 뭐가 나타난다는
식의 이야기들, 심지어 해리포터에서 나오듯 8 1/2역 쯤에서 열리는 호그와트행 급행열차까지.
문득 카메라를 쥐었고, 지하철이 오길 기다리는 줄 맨 앞에 섰으며, 구두코가 반들반들
안전문 유리창에 비치는 순간. 건너편 세상에서 마주본 구두코가 문득 제 혼자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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