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상해엑스포의 꽃은 역시 붉은 왕관 모양의 '중국관', 중국관의 번지르르한 외양은 멀리서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붙박아놓고 화려한 내부로까지 자연스레 이끄는 힘이 있지만 그 세심한 내공이

느껴지는 건 그 건물 한구석에 붙어있는 화장실. 화장실마저도 중국의 문화를 세련되게 표현하는

공간을 활용하며 세심하게 꾸며놓은 걸 보면 얼마나 공들였는지 대략 가늠할 만하다.

중국 고대의 갑골문자에서 현대적인 번체자로 변천해 왔던 한자가 상형문자처럼 많이

형이상학적이고 기하학적이지만, 나름 현대의 글자 모습이 언뜻언뜻 비치는 수준으로까지

변화해 온 즈음의 글자들이 담백한 조명과 벽면 위에서 검고 단단하게 자리잡았다.

여자 화장실도 마찬가지, 좀더 안쪽에도 뭔가 글자가 그려넣어져 있었을 것 같은데 차마 더이상은

못 들어가고 살짝 입구에서 맛만 보는 정도. 그나저나 이런 한자는 그렸다고 표현해야 할지 아님

썼다고 표현해야 할지, 그림과 글자의 어중간한 경계에 서 있는 그 모양새가 새삼 신기하다.

한자문화권에 속해있다는 한국인의 눈에도 신기한데 이 곳을 찾은 다른 문화권의 외국인들에게야

더 말할 것도 없이 굉장히 신기할 거다.




@ 상해엑스포, 중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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