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에 있는 '봉쥬르', 왔다갔다 하면서 늘 눈여겨 보게 되던 화장실의 간판이다.

파이프를 물고 살풋 구겨진 모자를 눌러쓴 텁수룩한 남자의 이미지는 꽤나 간지나는데

그걸로는 "자연의 부름에 응하는" 사람들의 다급한 눈에 쉽사리 띄기가 어렵다 생각했나보다.

밑에 굳이 '남자'라고 삐뚤하게 적힌 글씨가 재미있었다.

여자 화장실은 일종의 시각적 터부의 공간. 카메라를 들이대는 건 고사하고 눈길이 조금만 오래

그 안쪽으로 고정되어 있다 싶기만 해도 왠지 주변의 시선이 따가워지고 심장도 쪼글쪼글해진다.

그래도, 저 의지력 드높은 사각턱의 여인이 입술을 앙다문 표정은 아무래도 카메라를 부르더라는.

'남자'라는 글씨를 썼던 사람이 여기도 똑같이 쓴 게 틀림없다. 참 알기 쉬운 필체.



@ 남양주, 봉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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