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어를 기원하던 신이었지만 점차 시장의 신이자 복의 신으로 섬겨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에비스의 이름을
따서 '에비스'란 맥주가 생겼고, 그 맥주공장이 세워진 곳에 '에비스'란 지명이 붙고, '에비스역'이란 역이 생겼다니
꽤나 강력한 신인 건 틀림없겠다.
방향으로 걷다보면 지구한바퀴를 걸어야 도착할 수 있을 거다. 중간에 알아채서 돌아왔기에 망정이지, 어쨌든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타워 앞에 섰다.
에비스 맥주 공장을 철거하고 세웠다는 이곳, 공장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에비스 맥주기념관은 남아서 시음을
할 수 있다. 비록 공짜는 아니라 하고, 딱히 에비스 맥주에 대한 충성도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맥주를
공장이나 기념관에서 맛보는 건 가능한 최상의 것을 맛볼 수 있는 기회. 후쿠오카의 아사히맥주공장에서도 그랬다.
* 참고 : [후쿠오카] "첫잔은 슈퍼 드라이로" - 아사히맥주공장의 무한정 맥주리필.
유사점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공간 배치가 똑 떨어지게 비슷하다 싶은 것도 아닌데 왠지 분위기가
비슷하달까. 경사가 있는 넓은 길 양편으로 녹색 정원이 배치되어 있다거나 정면에 고풍스런 유럽식 건물이
보인다거나 하는 점이 그런 거 같다.
입구. 사실 '에비스'라고 해야 할지 '에비수'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치만 '에비수'보다는 '에비스'가
왠지 맥주 이름으로는 훨씬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맞아떨어지는 거 같다.
녹슨 동상이랑 초록빛 풀떼기들이 멋진 보색을 이루고 있다.
문이 감지해서 열린 사이에 사진 한 장.
* 참고 : 도쿄도 시부야구 에비스의 에비스역 에비스가든플레이스 내 '에비스 맥주기념관'.
에비스 맥주 캔의 형상. 뒤로는 칠복신 '에비스'가 보인다. 뭔가 세련되면서도 화려한 조명 덕분인지 벌써부터
맥주가 땡기기 시작했다. 사실 에비스는 국내에서 맛보기는 쉽지 않은 맥주 중 하나인 거다.
자취와 에비스 맥주의 역사를 돌아보는 게 주된 관람의 포인트. 이전 공장은 이렇게 생겼었구나 싶다.
바뀐 라벨 디자인을 붙이고 생산된 에비스 병맥주.
에비스신의 복스럽고 귀여운 자태가 시선을 붙잡는다.
와인따개와 비슷하게 생긴 병따개와 함께 진열된 1900년대 초의 에비스 맥주. 근데 맥주병은 처음부터
갈색으로 시작했구나. 산화를 막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다양한 색깔로 시험해본
역사가 있다면 지금 돌아보기에 꽤나 흥미로웠을 텐데.
그걸 따기 위해 현재와 비슷한 모양의 병따개가 필요해졌을 것. 병따개 모양은 아직은 클래식하지만 말이다.
것이, 오늘날 광고랑 조금 비슷한 면이 있다. 대체 이렇게 아리따운 아가씨가 맥주잔을 드는 거랑 아가씨들
벗겨놓는 거랑 맥주 맛이랑 무슨 상관이지 싶게 만드는 것 역시.
므흣한 표정으로 누르고 있다.
뱉어내면서 노래소리를 흘렸을 텐데, 실제 들어볼 수는 없어서 아쉬웠다는.
맥주 냄새가 하루종일 풀풀 풍겼을 텐데. 근처 주민들은 꽤나 행복했을 거 같다.
나와있던 '4잔 세트'가 없다. 각기 다른 네 가지 맛의 맥주를 모두 맛볼 수 있다는 그 세트가 정말 없어져
버린 건지 직원에게 확인을 했더니, 올초쯤에 없어져버렸다고 했다. 2009년 7월에 개정된 가이드북이니
반영되지 않았겠지만, 사실 가이드북의 에러보다 화나는 건 없어져버린 4잔 세트.
30분간 무한리필이 가능했던 시음장이었는데, 여긴 제법 정가를 다 받는 유료라니 괜히 조금 억울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역시, 에비스의 이름을 걸고 파는 맥주겠거니 하고 두근두근.
크림이 이렇게 궤적을 남기기에 맛있게 맥주먹는 법을 연습하기가 수월했다.
활기차게 펌프질을 시작했다. 더불어 좀더 반짝반짝거리는 에비스 맥주기념관의 실내 공간.
500엔, 그리고 한바퀴 기념관을 둘러보며 전시 물품들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시음장에서 에비스 맥주를
블라인드 테이스팅하는 것으로 끝마치는 것 같다.
과정을 견학할 수 있는 곳인가 했는데, 딱히 그런 것은 아니고 그냥 삿포로 맥주를 파는 곳인 거 같아서 스킵.
하라주쿠와 신주쿠에서 하려고 그냥 돌아서기로 했다. 사실 에비스 맥주기념관에서 의외로 많이 걸었는지
다리가 살짝 아픈 탓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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