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마할, 해가 아직은 주섬주섬 자리를 챙겨 일어나는 시간임에도 이미 하얗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잔뜩 입장한 채 타지마할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입은 형형색색의 옷가지들이 하얀색

사원의 투명하고 말간 느낌을 더욱 부각시켰다.

원래 타지마할 궁전을 유명하게 만든 건 건물 이외에도 이 분수. 물에 반사된 궁전의 실루엣까지 안배된 분수와

주변 정원이 포인트라고 한다. 아쉽게도 물이 말라있던 이쪽의 분수. 그러고 보니 형태가 얼핏 워싱턴의

워싱턴 모뉴먼트와 그 앞 분수대에 닮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문득 뒤로 돌아서 방금 통로처럼 지나쳐버린 건물을 올려 보았다. 허술하지 않게 촘촘히 장식과 문양들을

새겨 두었다. 이 정도면 굉장히 그럴 듯한 '현관'이랄까, 우윳빛깔 궁전에 들어서기 위한.

타지마할로 다가서는 길, 별 모양으로 다듬어진 정원의 포석들이 특이하다.

뽀얀 우윳빛깔 궁전과 마주한 붉은 빛 머금은 거대한 현관,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분수라. 중간쯤 놓인 무대는

아마 궁전 내 연회나 의식을 위한 장소로 쓰이지 않았을까. 지금이야 여행자들의 사진찍는 포인트로 잘 쓰이고

있다지만.(전날의 숙취를 이기지 못하고 엉망으로 찍혀나온 사진들..;; )

꽤나 길었다. 붉은 현관문을 지나 길게 뻗은 분수를 끼고 하얀 궁전으로 다가가는 길은.

타지마할 오른켠에 지어진 이 건물은 뭔가 궁전의 부속건물인 듯.

정말 뽀얗다. 우/윳/빛/깔/타/지/마/할/~! 정도로 주먹쥐고 흔들며 외쳐줘야 할까, 싶도록 뽀얗고 아름답다.

그리고 풍만한 꼭대기의 돔은 논외로 치더라도, 가까이 다가설수록 입체적으로 도톰하고 육감적으로 느껴지는

저 궁전의 볼륨감.

양끝의 첨탑. 벽돌로 차곡차곡 쌓았을 텐데 저렇게 아귀도 딱 맞고 매끈하게 떨어지는 건 흡사 여인의 각선미.

신발을 앞에서 벗고 저곳에 보관해두거나, 아니면 신발 위에 발싸개를 하거나, 어쨌든 '부정한 신발'신은 발로

올라설 수 없는 곳.

입구와 출구. 또다시 알 수 없는 힌디어. 알고 보니 지역마다 쓰이는 알파벳도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아놔.

타지마할 오른켠의 그 건물. 대체 뭐하는 델까 앞께까지 얼쩡거려보았지만 문도 닫혀 있고, 모르겠다.

다시 관심은 온통 요 희여멀건하고 도톰한, 여성스러움이 듬뿍 묻어나는 궁전으로.

분수와 나란히 걸으며 전체적인 실루엣만 바라보다가, 이제야 조금씩 디테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체 발광이랄까, 준보석 돌들을 다듬어 박아둔 테두리도 정성스럽지만 그 안 대리석판에 새겨진 꽃나무들의

문양 역시 범상치 않은 느낌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