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사람들은 차 안에 저런 식으로 운행안전을 기원하는 부적 같은 것들을 많이 달아두는 것 같다. 버스말고
택시나 뚝뚝(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탈 것..이랄까) 같은 것들을 겪을 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이다. 실제론
어떨까ㅡ교통사고가 한국에 비해 적기는 할 거 같다. 사람들의 여유라거나, 푸근한 웃음 같은 거 보면.
조각배들이 나름 깔끔하게 정리된 수로를 따라 둥실둥실 떠내리는 와중에. 수로 양켠으로 무질서한듯 마구 난립한
바나나나무들, 온갖 활엽수들은 그렇지만 또 가지런한 모양의 하늘을 열어놓고 있었다.
생필품을 위한 마켓이라기보다는, 이미 관광코스화되어 버린 이 곳에서 관광객들 대상의 장신구를 파는 곳이었다.
그치만 태국의 전통모자나 장신구들보다 눈이 가던 건, 배가 지나칠 때 잘박거리는 파도가 저 수상가옥들의 기둥을
넘실넘실 핥아대던 그림.
이 조각배는 좀 예외였다. 그냥 노를 젓지 않아도 알아서 설설설 물 위를 미끄러져 갔고, 뭔가 나무뿌리같은 게
모여있어서 유속이 좀 처진다 싶은 곳에서는 장대로 한번 쿡 바닥을 찔러 밀어주면 끝.
넝마처럼 되어 버린 채 물길 옆으로 쑤셔박혀 있기도 했다. 그리고 좀 뜬금없다 싶은 수상 패션쇼. 참 시원하겠다.
코코넛을 배에 가득 쌓아올린 채 손님들을 기다리는 시장통의 아주머니. 어디든 재래시장, 전통시장의 아주머니들,
할머니들은 참 푸근한 표정과 자글자글한 미소를 가지셨다. 코코넛의 윗통을 큰 칼로 버썩 썰어내곤 빨대를 꼽아
쪽쪽 마시는 미지근하고 들크무레한 그 액체..뭔가 도구가 있었다면 껍데기도 마저 깨서 안의 하얀 속살까지 싹
발라먹었을 텐데 아쉬웠다는.
내뿜고 있었다. 물 위에서 배들이 움직이며 팔고 있다는 걸 빼고는 완전 우리네 시골장터 분위기다.
유연하게 잘 빠져나간다. 물 위에서 기름을 바른 듯 매끄럽게 스쳐가는 날렵한 배들.
한 식당도 보이긴 하지만, 대체로 현지인들이 생활하는 가정집인 듯 하다. 집앞에 '주차'되어 있던 배를 타고 막
어디론가 향하는 아주머니의 노젓는 손길이 마치 태극권을 시전하는 고수의 그것같다.
어푸어푸 세수를 하기도 하고, 그 반대편에선 저렇게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하며, 또 잔망스러운 아이들은 우르르
물에 뛰어들어 지들끼리 노느라 바쁘다. 이 물로 밥을 해먹는 거 같기도 한데..괜찮을까 싶기도 하고.
보인다. 어쩌면 의외로 이 물은 꽤나 깨끗할지도 모르겠다.
있었다면 어느쪽이든 '뭍'으로 '상륙'해서 저 육교 위를 걸어보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아 그냥 패스.
그럴듯하게 지어진 큰 건물이 서있기 마련이었지만, 어쨌든 마구 헝클어진 듯한 정글의 그 느낌도 좋지만 이렇게
잘 가꾸어진 느낌의 '갓길'도 맘에 든다.
뱀인지 아님 수달인지, 네 발로 열심히 헤엄치는 것 같기도 하고 몸통을 요리조리 비틀며 S자로 헤엄치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빨라서 제대로 포착하는 걸 번번이 실패했지만 그나마 나은 사진 한장.
시장 어귀의 노점. 몇척의 배들이 멈춰서서는 국수그릇을 넘겨받으며 맛나게 먹는데 온통 정신이 팔려있었다.
한국에도 쌀국수 전문점들이 들어온 지 꽤나 오래지만 대부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맛이 변했다는 느낌이다.
이곳에서 맛봤던 쌀국수는, 뭐랄까..마치 우리네 천원짜리 잔칫국수같은? 그런 소박함과 정겨움이 묻어났던 것..
같은, 시간이 지나 윤색된 기억으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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