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몽이스 공원에서 세인트 안토니오 성당을 거쳐, 세인트폴 대성당을 지나 세나도 광장으로 내려가는 길.

 

빗발이 갈수록 굵어져 서두르던 참에도 옆으로 뻗은 골목 하나가 시선을 붙잡았다. 살짝 굽어진 코너 위로 붉은 사당이.

 

또 그냥 보아넘길 수는 없어 꾸역꾸역 올라와서 봤더니 나차 사당이었다. 어린이의 모습을 하고 역신을 퇴치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나차를 모시는 사당이라고. 사당 자체는 작은 데다가 들어가 구경도 할 수 없어 별 게 없는데

 

이것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랜다.

 

사당 안에서 커다란 쟁반 위에 올려져서 원뿔 모양으로 타들어가는 거대한 향, 그리고 향불을 피워올릴 때 세개씩

 

들고 불을 붙이더니 그게 바로 왼쪽의 커다란 초같은 향.

 

 

오히려 사당 옆에서 저렇게 허름한 건물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삶이 더 흥미진진하고 입체적으로 보이는 거 같다.

 

그리고 잔뜩 비에 젖은 채 다시 마카오 페리터미널로. 지친 와중에도 쓰레기통을 이렇게 센스있게 만들어둔 것에

 

카메라를 들어 한 장 남겨두었다. 굉장히 감각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실수해서 버리기도 힘들만큼 이쁜 쓰레기통.

 

고속 페리를 타고 다시 홍콩으로 가려는 길.

 

우측으로 보이는 또다른 카지노 호텔의 붉은 불빛이 온통 희뿌옇게 찌뿌린 하늘과 물안개 속에서 선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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