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북부해수욕장, 새벽부터 내달려 세시간반만에 도착한 한반도 동남쪽 바닷가에는 그런 이름이 붙어있었다.

 

해수면까지 짙게 내려앉은 희뿌옇고 눈부신 장막 너머 포스코의 굴뚝들이 은폐엄폐중이던 그 곳.

 

 독도가 경상북도 울릉군, 이었다는 건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문구가 무수히 꽂힌 해수욕장 모래사장과 어릴 적부터

 

익어버린 노래 가사가 서로 만나는 순간 새롭게 각인되었다. 독도는 한국땅.

 

 포스코 제철공장을 마주본 이 곳인지라 그런지 곳곳에 철로 만들어진 조각들이 보였다. 이렇게 커다란 철로 만든 모기도 한마리.

 

 북부해수욕장 끄트머리부터 시작하는 야트막한 구릉은, 봄철에 왔더라면 좀더 물이 올라 싱싱한 초록빛으로 반짝이지 않았을까.

 

중앙공원, 해맞이공원, 혹은 환여공원이라고도 불리는 것 같은, 수많은 이름을 가진 그 큼지막한 공원 가운데께에는 멀리

 

영일만의 반짝이는 파도가 굽어보이는 전망대도 있고, 몇 걸음 더 걷지 않아 도착하는 포항시립미술관(POMA)도 품고 있다.

 

 

 지방이라 그런지 아니면 포항이 부유한 도시여서 그런지 포항시립미술관은 무료. 마침 개관 3주년 기념 전시라며 그간

 

수집한 한국 모더니즘 작가들의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현대적인 분위기 물씬한 미술관 내부에 문득 볕이 들이치던 순간.

 

 미술관 정문 옆에 심어져 있던 아롱다롱한 소망나무 한 그루. 은빛으로 번쩍거리는 열매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필체의 얼룩을 품었다.

 

 그리고 제법 오래 눈길을 붙잡았던, 포항시립미술관 앞의 이 작품. 허리춤을 아프지는 않게, 그렇지만 단단하게 부여잡은 저 손.

 

전망대에서 미술관을 지나 다시 공원 밖으로 내려서는 참에 다시 만난 포스코 제철공장의 어슴푸레한 풍경.

 

맑은날 밤에 여기서 야경을 찍어도 꽤나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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