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이 사진들을 굳이 '19금'으로 분류하기도 애매하고(노출의 측면에서나 연출 의도의 측면에서나),

 

사진을 찍을 당시에도 주위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였을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아무렇지 않게 보고 있었다는 점에서,

 

일단 '19금'이란 표지를 넣긴 하였지만 사실 이건 '전체관람가'에 해당한다고 보임.

 

 

ALERT.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란 어쩌구로 태클거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뒤로 돌아나가길 권유함.

 

 

 

문득 보였다. 타임스퀘어 티켓오피스에서 뮤지컬 티켓을 구매하려고 줄을 서 있는 와중에 문득 울긋불긋한 색채가 요란한

 

사람이 하나 보였고, 그 뒤를 좇아 카메라를 들이대는 전문가스러운 사람이 몇 보였으며, 그 외곽에서 핸드폰을 꺼내들고

 

슬며시 사진을 찍으려드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옷인지, 어디가 맨몸인지 구분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온몸을 두텁게 칠해버렸다. 제법 더운 날씨여서

 

땀이 흘러 바디페인팅이 지워질 법도 한데, 온몸에 덩쿨처럼 엮인 파란색 띠는 선명하기만 하다.

 

 

타임스퀘어를 유쾌하게 맨발로 거닐며, 가로등을 휘감고 포즈를 취하는가 하면, 함께 동행하는 포토그래퍼들과 뭔가를

 

의논하며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 듯 했다. 여전히 사람들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카메라폰을 겨누고 있었고.

 

 

그리고 문득, 타임스퀘어의 경찰서 앞으로 가서 경찰차를 상대로 포즈를 취하기 시작한 그녀. 아프로 스타일의 헤어도

 

멋지지만 웃을 때 활짝 드러나는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가 현란한 바디 페인팅과 뚜렷이 대비를 이룬다. 

 

 

 

타임스퀘어를 지키고 있는지 혹은 그들의 공권력으로 점유하고 있는지도 모를 NYPD와 마침 거꾸로 성조기를 휘날리며

 

지나가는 레미콘 차, 그 사이에서 저런 도발적이고 과감한 색감의 육체를 과시하는 아티스트의 자유로움이란.

 

정복에 배지까지 차고 있는 뉴욕 경찰들은 정작 신호등 저 건너에서 이 상황을 손놓고 보고만 있다. 사실 딱히 손쓸 일도 아니다.

 

 

그녀의 촬영도 끝나간다 싶어서 자리를 뜨고 다른 곳을 둘러보느라 시간이 조금 흐른 후, 그녀가 바디페인팅을 새롭게

 

다시 단장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림은 좀더 복잡해졌고 색깔도 좀더 다양해졌다.

 

 온갖 색깔의 물감이 담겨있는 반찬통같은 물감통들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간이 테이블 위에는 그 만큼이나 많은

 

코카콜라 캔들이 보였다. 그림을 그려주는 사람이 마신 걸까 아니면 그림판이 된 사람이 마신 걸까.

 

 

그림판이 되어준 그녀의 아프로 헤어만큼이나 북실거리는 털을 가진 그의 손이 거침없이 그녀의 몸 곳곳에 새로이

 

선을 긋고 점을 찍고 색을 채워넣고 있었다. 그리는 사람이나 그려지는 사람이나 자못 열중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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