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늙은것들은 왜 그리도 예의가 없는지. 휴대폰을 붙잡고 아무데서나 고성방가다. 지하철을 기다리면서도,

자리에 앉아서도, 누구랑 큰소리로 싸우기도 하고 농담따먹기도 하고 심지어는 정신사납게 커다란 배경음악과

함께 맞고도 친다. 얼마전에는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애보고 딴 비어있는 자리가라고 호통치다가 치고받고

싸웠댄다. 꼴사나워라. 지하철 기다리는 줄이 네줄이던 두줄이던 서있거나말거나 무조건 밀고들어가는 것도

나이먹은 것들이고, 자리 좀 알아서 비키라고 피곤한 애들 앞에서 패악이다.


버스에 붙은 노약자석 딱지 옆에 언제부턴가 또다른 '사족'이 붙었다. "임산부에도 양보해 주세요."였던가. 그게

사족일 수 없는 이유는, 노약자석이 대다수 한국인 눈에는 노인전용의 경로석이라 읽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자리가 약자에 대한 배려로써 마련된 것이 아니라 '나이'라는 권위로 금테둘렸기 때문이다. 노약자석이란

딱지는,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보다 힘들거나 약한 사람에 대한 배려심을 환기하는 역할을 해야 할

뿐이지, 그들에 대한 전적인 쿼터를 제공한다거나 무조건적이고 때론 내키지않는 양보를 강제하려는 게 아니다.

'예의없는 늙은것들'이란 말에서, 불편함을 느끼는건 단지 '것'이란 지칭어 때문인가. 예의없는 늙은이..라 하면

어떨까. 예의란 건 아랫사람전용 껍데기던가 말이다. 서로 어색하긴 마찬가지지만, 늙은것들도 예의좀 지키셈."


하고, (싸가지없는) 철수가 말했습니다. 하하.



우리말에서 존대말이 모두 사라져버렸음 좋겠다. 작년까진 상대가 몇살이던 웬만함 서로 말놓자고 그렇게

시작했었는데, 올해는 갑자기 난 반말, 상대는 존대말하는 패턴에 슬쩍 익숙해져버렸다.

머..공간이 공간이니만치 체념상태. 또래집단에 다시 편입함 반말-반말 패턴이 다시 살겠지. 흥. 그래도 오늘

05학번인 줄 알았다는 얘길 들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그말이 마냥 칭찬인 건 아닐 수 있음을 알았어. 흑..나잇값

못하는 "예의없는 늙은것"처럼 보인단 얘길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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