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양이와는 달리 지나는 사람에 스스럼없이 굴던 부산 괭이들, 보수동 책방골목의 어느 가파른 계단 앞을
지키던 녀석의 위풍당당한 수염이 바람에 나부꼈다. 그리고 저 고양이발들. 하악하악.
그걸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또다른 녀석, 토실토실하니 눈매가 잔뜩 째져서 조금은 심퉁맞다거나 삐진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섬세하게 바람을 가르며 미묘하게 움직이던 꼬리의 율동감은 녀석이 결코 만만하거나 게으른
녀석만은 아님을 대변하고 있었다.
자리를 지키는 시크한 모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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