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카메라들이 걸어다니는 청계천이나 광화문 광장, 나까지 그 대열에 별로 합류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그냥 지나다니기만 하다가 문득 맘이 동한 어느 날.

천변으로 빼곡하게 오가던 사람들의 행렬이 문득 끊긴 순간, 다리 아래 저렇게 도돌도돌 튀어나온 돌길이

있었구나. 아마 저게 이전에 존재하던 청계천 옆의 흔적 아닐까 싶은데.

그러고 보니 이 폭포를 사진에 담아보는 건 처음인 듯. 왠지 남들이 다 사진찍는 곳을 나까지 찍을 필요는

없지 않겠냐는 삐딱한 심리의 발동이었지만 뭐, 결국 찍었다.

저쪽벽에는 인공폭포의 물방울이 튀어 꼭 오줌을 지린 마냥 얼룩덜룩 벽이 젖은 게 눈에 들어왔다.

이 근처만 가면 늘 수돗물 비린내인지 뭔지, 물냄새가 맘에 안 들어서 휙휙 지나쳐버리곤 했었는데,

그러면서 이 거대한 수돗물 어항을 만들고 대통령까지 되어버린 불쾌한 누군가를 꼭 떠올리게 되어

기분이 착잡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사진으로 담아놓고 보고 있으니 제법 시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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