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선선한 날씨를 뒤로 한 채 졸음기 가득한 운전수가 몰던 버스가 도착한 곳은 동서울 터미널.

또다시. 누군가 작정하고 던지는 돌팔매질같은 빗발이 서울 하늘 가득 노이즈처럼 끼어있었다.


이틀간 내 피와 살이 되었던 싱글몰트 위스키와 한라산물 맑은소주와 카스와 하이트 맥주, 그리고

절어버린 담배연기를 씻어낸다는 느낌으로 그 따끔한 대바늘들을 온몸에 맞으며 길건너 강변역에 도착.


그러고 보니 7월의 절반은 참 정신없이 지나버리고 있었다. 운좋게 다녀온 일본 아오모리 여행에 이어

올해만 세번째인 제주도여행, 그리고 강릉 이박삼일까지. 와중에 양념처럼 뿌려진 이야기들은 또 어떻고.


어딘가 창문을 열어놓았던 거다. 장마인데, 밖에는 미친듯이 대바늘들이 하늘에서 땅으로 쏘아지는데

맘속이거나 머릿속이거나 하여간 어딘가 단도리를 안 해두었나보다. 맘속이나 머릿속이 침수되고 말았다.


강변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는데 살짝 열린 창문틀에 부딪힌 빗물이 분수처럼 치솟으며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지하철역 벽면 타일들이 울룩불룩 고르지 못하게 붙었단 걸 새삼 발견한 것도 그 때였다.


영혼이 따라오길 기다려야할 타이밍이 있다. 삼엄하고 부산한 빗소리가 귓전을 침식하고, 언제라도 살짝

열린 틈을 타고 온통 물바다를 만들어버릴 듯 덤벼드는 이러한 때라면 더욱. 이미 흠뻑 젖었으니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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