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런 '연애조작단' 어디 없을까.

일단 아무 여자나 하나 '찍기'만 하(고 돈만 내)면, 나머지는 알아서 해준다는 거잖아. 뭐,

전지현이나 신민아는 안 된다는 거 같지만 그래도 굉장히 획기적인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할 때 어느 부분이 상대의 주의를 빼앗고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그런 불안하고 막막한

부분들을 든든히 받쳐줄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사정과 동선까지 파악해서 그야말로 '인연'을

만들어내는 거니까.


#2. A/S가 관건이지 않을까.

그렇지만 아무리 첫인상을 잘 만들고 인상적으로 깊이 새겨지는 이벤트로 마음을 얻었다해도,

이후의 관계가 문제 아닐까. 계속해서 둘 사이의 친밀도를 유지하려면 꾸준한 관리가 절대로

필요할 텐데. 아니면 대부분의 상황에 대한 그녀의 '모범답안' 메뉴얼을 한 권 만들어서

제공하던가. 그렇지만 그들도 온갖 변수에 즉흥적으로 대응해야 할 뿐이니 그건 불가능할 듯.

연애가 고백으로 끝나는 원샷이벤트는 아니잖아. 아니 원샷인가? 그건 원나잇 아닌가.


#3. 평생 '가면'을 쓰고 지내야 하려나.

막말로 '조작단'이 평생관리를 해준다 해도 문제다. 언제까지 그렇게 그녀 맞춤형으로 '나'를

연기하며 지낼 수 있을까. 처음에야 그저 그녀의 마음을 얻은 것만으로도 기뻐서 내가 다 맞추겠네

평생 저항않고 노예처럼 받들겠네, 하겠지만 그게 어디 될 말인가 말이다. 연애는, 관계는,

여튼 맞출 수 있는 한 서로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 할 텐데. 그렇게 한발이라도 삐끗하면 그들의

관계는 끝장날 가능성이 더욱 클 텐데.


#4. 에라, 그냥 알아서 하던대로 하자.

헷갈리는 와중에, 그러고 보면 사실 조금 낮은 수준의 '연애조작단'은 이미 가동중이지 싶다.

초딩들이 활개치는 포털사이트는 제끼고라도, 연애감정 비슷한 것이 일어나는 상대가 생기면

머릿속에서 촤라락 돌아가는 과거의 경험들, 그리고 주변인들을 동원한 암호식별 및 행동전략.

뭐, 맞을 때도 있고 영 아니다 싶을 때도 있는 거지만, 어차피 연애란 게 하나의 블랙박스,

읽어보지 않은 책을 살며시 열어보는 재미 아니던가. 이쪽이나 그쪽이나.



뭐, 영화에 대한 리뷰라기보다는 그냥 영화보고 나니 저런 '조작단' 하나 있음 어떨까 싶어서

이런저런 잡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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