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싸구려스럽게 빰빰거리며 울리는 배경음악이라거나 중간중간 챕터 제목을 붙여주듯 커튼이 내려가듯

그림이 끼어있는 것들, 1973년의 미국영화란 건 그랬구나 라는 깨달음은 줄지언정 오히려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었던 요소들이었다. 아무래도 요새 영화보다 못하지 않겠냐고 턱없이 얕잡아보며, 그래도 고전을 본다는

의의는 있겠거니 쉽게 생각하며 보기 시작한 영화였다.


그렇지만 굉장히 재미있었다. '영화'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능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발전하고

있으리라 그저 믿고 있었는데, 그런 거 아닌 거 같다. 짜릿한 반전의 쾌감은 어쩌면 사십여년 전에도 영화를

갖고 이렇게 재미있고 잘 짜인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하는 데서 오는 신기함일 수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어렴풋이 이름을 들었었던 과거의 배우들, 폴 뉴먼이라거나 로버트 레드포드의 연기력도 그렇고 엔간한 반전은

능히 꿰뚫어 볼 수 있을 만큼 닳고닳은 이에게도 감탄하게 만드는 스토리도 그렇고,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탄탄하게 끌고 가는 감독의 역량도 그렇고. 도박과 사기를 소재로 한 영화야 쉼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지만, 그 모든 작품들의 원류이자 지향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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