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적이야. 하는 것이었다. 어줍잖은 지식이나마 내가 갖고 있는 한국의 문화유산 이미지에 이런 식의 용문양이
쓰였던 건 못 봤던 거 같아서.
자취를 찾아볼 수 있었던 것. 당장 박물관에서 여기저기 흔하게 눈에 띄던 용무늬 벽돌. 이런 문양이 친숙하게
쓰이고 사방에서 쉽게 쓰이던 때가 있던 것이었다. 1400년전.
용이 아니라 봉황, 인 듯 한데 그 역동적인 움직임이 느껴지는 모습이나 간결하지만 화려한 모양새가 멋지다.
많이 닮았으면서도 은근히 다르다는 거다. 왠지 이전의 것들이 훨씬 기품이 느껴지고 깊이있어 보인다.
확연히 구별되는 것 같달까. 내가 밟는 보도블럭도 조금은 더 고급스런 문양을 가진 거였으면 좋겠는데.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대표적인 이미지이기도 하고, 그 고상하고 단정한 분위기는 워낙 인상적이기도 하고.
사비궁 벽돌 대로의 가장자리를 마감하고 있는 연꽃무늬 포석들은 그래서 한결 쉽게 다가왔다.
형체는 분명했다. 불꽃이 수레바퀴 주변에서 돌아가는 듯한 형체의 문양. 근데 어떻게 니들은 1400년을 지낸
유물들보다도 더 오래되어 보이고 힘들어 보이니.
핑크빛으로 칠해진 게 문제인 걸까. 예산이 없니 뭐니 하지말고, 아예 한 두께 20센티 정도의 벽돌이나 자연석을
가공해서 몇십년은 갈만한 보도블럭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어차피 매년 바꾸는 보도블럭 관련 예산이나
제대로 되어 몇십년 버텨낼 꺼로 바꾸는 예산이나.
아마도 고대 '치우천황'의 이미지에서부터 내려온 게 아닐까 싶은 전혀 근거없는 상상. 이런 문양들도 좀더
많이 활용되면 충분히 백제의 얼굴이 될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림에 대한 이미지가 사전에 박혀 있지 않고서야 더더욱.
튀어나왔다. 둥그스름한 형체도 그렇고, 듬성듬성 표현된 나무들도 그렇고 귀여운 느낌마저 든다.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성경의 한구절 표현을 빌자면 '쉬지 않고 불타오르는 떨기나무'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꼬리를 활짝 펼친 공작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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